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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세계박람회 방문차 전남 여수를 찾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수정보과학고를 방문, 학생들과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박 장관은 “야구경기에서 수비할 때 모든 야수가 홈플레이트 쪽을 쳐다보는데, 한 사람만이 반대를 보고 있죠. 포수! 포수는 반대로 보고 있다”고 운을 떼면서 재정부가 재정과 국고를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로서 다른 부처와 다른 견해를 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고등학교 시절 야구 구경하러 가느라고 수업을 빼먹을 정도로 ‘야구광’인 그는 각종 정부 회의에서 야구에 빗댄 말을 자주 한다.
박 장관은 예산시즌인 것을 의식한 듯 “모든 부처에서 돈을 더 달라, 더 필요하다고 요구할 때, 그건 어렵다, 다음, 그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오늘뿐만 아니라 내일, 모레를 생각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 바로 재정부의 역할이란 것이다.
그는 또 진학 대신 취업을 준비하는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인생의 교훈을 일깨워주기 위해 “진정한 적은 남이 아니라 나 자신의 일입니다” 라는 칭기즈칸의 시를 인용했다.
칭기즈칸이 썼다는 자전적인 시의 주요 내용은 이렇다.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9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마을에서 쫓겨났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고 연명했다, 배운 게 없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내 이름도 쓸 줄 몰랐으나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며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
박 장관은 여수정보과학고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학생들에게 이 시를 낭독하면서 “용기를 잃지 말고 반드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갈고 닦으면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자신이 좌우명으로 삼는 ‘마행처우역거(馬行處牛亦去)’란 고사성어를 소개하면서 이런 노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박 장관은 “말이 가는 곳에 소도 갈 수 있다. 다른 사람이 해낸 일이라면 나도 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칭기즈칸의 시와 맥락이 같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너무 밋밋하고 낡은 이야기인데, 세상엔 지름길은 없는 것 같다. 꾸준히, 열심히, 그것이 무엇이 됐든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정석”이란 말로 학생들과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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