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집주인·세입자 다툼 중재제도 도입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사회적 약자인 임차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 서울시가 분쟁의 조정에 관여하는 '간이분쟁조정제도'가 시행된다.

서울시는 오는 16일부터 주택임대차상담실이 주관·운영하는 '간이분쟁조정제도'의 시행안을 13일 발표했다.

이 제도는 집주인과 세입자 양 측이 전·월세금 책정, 집수리 비용 부담 등을 놓고 다툼을 벌일 때 법원 민사 소송까지 가지않고도 합리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서울시가 나서 중재방안을 제시하는 형태로 시행된다.

1990년부터 운영돼온 주택임대차상담실이 전화상담 위주였다면, 이 제도는 세입자와 집주인의 어려움을 수렴하며 합리적 중재 방안을 제시한다는 사항이 주된 차이다.

시의 중재는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법률적 근거는 없다. 그렇지만 분쟁 초기단계부터 관련 전문가가 원만한 해결방안을 내놓아 자발적 합의를 유도하기에 법적인 다툼에 가는 소지를 줄일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시는 ▲임차목적물의 수선유지의무 ▲차임증감 청구 분야에 대해 시범적인 중재를 실시한다. 분쟁조정은 집주인·세입자 모두 참여의사를 밝힌 경우만 이뤄진다. 다만 경매시 배당관계(보증금 우선순위), 최우선변제금과 등 법률상 명확히 규정된 사항은 이 조정제도 대상에서 제외했다.

분쟁 조정은 10년 이상 경력의 전문 상담위원 4명(한국가정법률상담소 전문상담위원 3명,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소속 공인중개사 1명)이 진행한다.

상담위원이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범위 이내에서 조정 권고안을 작성하고, 상담위원과 함께 당사자들이 조정권고안에 서명하면 합의의 효력을 발휘한다.

분쟁 조정을 원하는 시민은 시청 을지로별관 1층 전세보증금상담센터의 주택임대차상담실로 전화(02-731-6720~2, 6240) 및 방문 신청하면 된다.

여장권 시 주택정책과장은 "임대차분쟁은 주거안정문제와 직결돼 있어 특히 세입자에게는 큰 고통일 수 있다"며 "집주인과 세입자 간 분쟁이 생겼을 때 주택임대차상담실을 이용하면, 법원까지 가지 않고도 분쟁조정제도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고 합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