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취임한 김 총재는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DC 소재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중대한 갈림길에 선 세계 경제'를 주제로 첫 외부 강연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유로존 경제 위기가 세계 평균 성장률을 1.5%포인트까지 낮출 수 있다”며 "중국과 같은 개발도상국과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4%포인트 이상이나 떨어지며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김 총재는 세계 최빈국을 예로 들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에 제한적으로 노출돼 있는 최빈국은 유로존 위기로부터 단절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며 “어느 국가도 (유로존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유럽 각국 지도자들이 위기 탈출을 위해 신속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유럽에서 일어나는 일이 세네갈의 어부나 인도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에게도 영향을 주는 만큼 유럽 각국이 경제 안정을 되찾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발도상국이나 신흥국가들에 대해선 “경제구조를 현대화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데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신흥국가들의 발전은 전 세계 국가들의 원조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제 신흥국들의 경제력이 커진 만큼 그에 상응하는 기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의) 많은 국민이 중산층으로 올라가고 있지만, 가난한 국민은 여전히 뒤처져 있다”며 일부 중산층도 다시 빈곤층으로 떨어질 위험에 대해 우려했다.
김 총재는 세계은행의 역할로 “경제 기반이 약한 국가나 갈등이 상존하는 국가의 개발을 촉진하고 개발도상국의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세계은행의 최우선 과제로 “유로존 위기와 같은 세계 경제의 위험성으로부터 개발 이익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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