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아파트 관리비 그까이것 하단 '큰 코'?..수백~수천만원 체납

상반기 경매 서울·수도권 절반 이상 관리비 체납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대출 이자 등의 부담에 허덕이다가 경매시장에 나온 아파트 중 상당수는 관리비가 체납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매에서 아파트를 낙찰 받았다면 해당 아파트의 관리비까지 지불해야하기 때문에 입찰 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경매에 부쳐진 서울·수도권 아파트 5772개 중 관리비가 체납된 물건은 2697개(46.73%)에 달했다. 경매로 넘어간 아파트 소유자 중 절반은 관리비도 내지 못한 상태였다는 말이다.

상반기 관리비 체납율 46.73%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체납 관리비 총액은 33억6974만원으로 2009년 하반기 34억4826만원에 이어 5년내 두 번째로 높았다.

지엽결로는 경기가 3319개 중 1639개(49.38%)의 아파트 관리비가 체납됐다. 체납 관리비 총액은 19억7807만원이었다. 인천은 959개 중 49.01%인 470개 아파트가 관리비를 내지 못했다. 체납 총액은 4억9941만원이다.

서울은 1494개 중 588개(39.37%) 아파트의 관리비가 체납돼 경기·인천보다는 체납율이 낮았다. 하지만 관리비가 비싼 고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탓에 가구당 평균 체납액은 151만7000원으로 경기(120만7000원)·인천(106만3000원)보다 더 많았다. 체납 총액은 8억9225만원으로 집계됐다.

체납 아파트의 관리비 중 공용부분 공유에 따른 공과금은 낙찰자가 내는 경우가 많아 입찰자 입장에서는 이들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특히 일부 물건의 경우 체납된 관리비가 수백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강남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전용 205㎡의 경우 2회 유찰 후 17억50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감정가 27억원 대비 64.81%의 저렴한 금액이었지만 체납 관리비가 3300만원을 달했다.

4월 경매에 나온 양천구 신정동 ‘삼성쉐르빌’ 전용 164㎡도 8개월분 관리비 440만원이 체납됐다. 이 물건은 현재 2회 유찰된 상태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이자를 못 내 경매 청구되는 아파트 소유자나 거주자에게 관리비를 낼 여유는 없었을 것”이라며 “체납된 관리비는 거주자나 낙찰자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