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지난 17일 10개 증권사에 조사팀을 파견해 CD 금리 책정 관련자료를 확보했고, 18일에는 9개 시중은행을 상대로 현장조사를 벌였다.
현장조사는 사전 실태조사로 혐의를 어느 정도 확인하고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공정위의 최근 발 빠른 움직임은 사실상 검증 과정에 접어들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일부에서는 공정위가 CD 금리 담합조작이 사실임을 보여주는 물증을 이미 확보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조작 의혹에 연루된 금융사가 공정위에 자진신고(리니언시)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CD 금리 담합 의혹을 받는 금융회사는 19개(증권사 10개, 은행 9개)다. CD 금리 담합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과징금 규모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수도 있다.
담합 사건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을 기준으로 부과되는데, CD금리에 연동된 대출에서 발생한 매출액이 수조 원에 이르고 과징금은 해당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말 CD 금리에 연동한 가계대출 278조원의 평균 대출이자를 연 6%로 가정하면 은행 매출은 16조원을 넘어선다. 가격 밀약 과징금은 매출액의 최대 10%라는 점에서 1조6000억원까지 매겨질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짬짜미 기간에 따라 매출액 기준이 달라지므로 그보다 훨씬 낮아질 수도 있다.
공정위가 통상 관련 매출액의 2~3%를 과징금으로 부과해온 점을 고려하면 과징금 규모는 최소 2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객 소송에 따른 보상도 불가피해보인다.
이미 소비자단체들은 CD 금리 조작 의혹과 관련해 대규모 집단 소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소비자연맹은 공정위의 조사와 법원 판결을 통해 CD 금리 담합 조작이 사실로 밝혀지면 금융사에 부당 이익금 반환을 요구하기로 했다. 금융사가 이를 거부하면 피해자를 결집해 대규모 집단 소송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했다.
다른 소비자단체들도 CD 금리 조작 혐의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 상황을 지켜보고 있어 금융사 잘못이 밝혀지면 집단 소송 봇물 사태까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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