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금감원장은 20일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투자회사 CEO들과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담합 조사와 관련해 공정위와 주도권다툼을 벌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이어 “공정위에서 조사를 하면 금감원 등 금융당국은 조사 결과에 따라 대응책을 마련해 즉각 조치할 것”이라며 ”그는 “금융위원회가 주관해 CD 금리 개선과 관련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이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사실상 공정위의 조사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동안 금감원은 공정위의 이번 조사와 관련해 “적절치 않다”며 유감을 표명해왔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공정위가 너무 나와바리(영역)를 침범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10곳에 이르는 증권사를 한꺼번에 조사했던 공정위가 18일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과 SC은행, 대구·부산은행에도 직원을 파견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자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은 긴급 기자설명회를 갖고 “공정위가 우리와 협의 없이 조사를 나가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언짢은 기색을 내비쳤다.
금융회사와 관련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전문성을 갖춘 금감원과 의견을 미리 조율하지 않은 점을 비판한 것이다. 권 원장은 당시 공정위에 “유감을 표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공정위는 “금융위원회와 카르텔(담합) 부문은 공정위가 전속조사권을 행사하도록 업무협약을 맺었다”면서 “보안이 중요한 만큼 카르텔 조사는 금융당국과 협의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는 등 대립각을 세워왔다.
권 원장의 이날 발언으로 과연 두 기관의 '갈등의 벽'을 허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한편 이날 권 원장은 일부 금융회사가 CD금리 담합과 관련 공정위에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명제)를 했다는 보도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공정위 조사 초기단계에서 (CD금리 답합)과 관련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공정위 조사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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