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따로’ 국산 자동차 회사들의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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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2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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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지난 주,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의 방한으로 해외에 모회사를 둔 외국계 국산 자동차 회사들의 ‘생존법’이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국내 생산하는 토종 브랜드는 현대차와 기아차 뿐,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 모두 생산은 국내서 하지만 경영권을 가진 모회사는 해외에 있다. BMW나 토요타 같은 수입차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국산 브랜드는 아닌 ‘혼혈’이다. 이들의 올 상반기 국내 점유율은 17.4%(약 12만4000대). 현대기아차(73.8%)와 수입차(8.8%)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다. 단, 순수하게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대수는 전체의 25.0%인 약 42만5000대로 결코 적은 비중이 아니다.

한국GM은 GM의 소형차 개발기지를 내세우고 있다. 실제 쉐보레 스파크, 아베오, 크루즈 등은 한국 주도로 개발해 GM 글로벌 전략의 주요 모델로 자리잡았다. 연간 국내 생산대수는 80만여대(지난해 기준)로 GM의 총 생산량 903만대의 8.9%. 이것만으로 많다고는 할 수 없다. 단 국내에서 엔진 등을 반제품(CKD) 상태로 수출해 베트남ㆍ우즈베키스탄 등 해외서 조립 판매한 대수(지난해 약 124만대)를 더하면 그룹 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2.6%다.

르노삼성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아시아 허브를 표방하고 있다. 르노의 신차를 각지에 맞게 개조, 한국 및 중국, 중남미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경쟁사 대비 신차 부재로 인한 판매 급감이다. 지난해 연산 30만대의 부산 공장서 약 25만대를 생산ㆍ판매한 르노삼성은, 올들어 상반기 판매가 8만여 대에 그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생산대수는 16만대에 불과하다. 르노-닛산은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총 739만대(글로벌 4위)를 한 것과 대조된다.

카를로스 곤 회장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오는 2014년부터 미국 수출용 닛산 로그 8만대를 한국서 위탁 생산키로 했다. 4%까지 떨어진 내수 점유율도 10%를 회복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66%던 부품 국산화율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쌍용차는, 판매(11만대)는 3사 중 가장 적지만 양사와의 관계가 가장 대등한 동반자 관계다. 마힌드라 역시 자체 개발ㆍ생산능력이 있지만, 기술적으로나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쌍용차에 뒤진다. 그만큼 쌍용차는 자체 브랜드와 자체 모델 개발을 약속받고 있다.

게다가 마힌드라가 이전 모회사인 상하이차와의 갈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만큼, 기술 유출 등 양사 사이의 갈등의 소지도 적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시장 공유 및 공동 개발로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오는 2014~2015년이면 마힌드라 체제 하 뉴 쌍용차의 첫 신차 X100(프로젝트명)가 출시된다.

이들을 바라보는 공통적인 우려는 공장 이전 혹은 자체 연구개발능력 상실에 따른 생산기지 전락이다. 한국GM은 지난해 3월 ‘대우’를 떼고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하며 공장기지 일부 이전 의혹에 시달렸다. 르노삼성의 이번 위탁생산에 대해서도 단순 생산기지화 수순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한다.

다만 모회사 입장에서 당장 이 같은 모험을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한 회사의 임원은 “한국은 글로벌 자동차생산 5위의 강국이자 10대 시장으로 결코 가볍이 볼 수 없다”면서 “모기업에 대한 합리적이고 비판적 여론은 우리가 모회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맹목적인 우려는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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