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전으로 인한 시간 낭비를 막자는 것.
앞서 삼성전자와 애플은 서로 상대편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본안소송을 앞두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하지만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 결과가 나오며 어느 한 쪽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법원에 이어 호주에서도 양사의 중재에 나섰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은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침해 소송을 맡게 된 호주연방법원의 애나벨 베넷 판사는 이날 멜버른 연방법원에서 열린 본안소송 첫날 “대체 왜 이 소송을 진행해야 하는가. 이번 소송은 웃기는 일”이라며 “양사 간에 중재로 해결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판사가 직접 양사의 소송전에 대해 ‘웃기는 일(ridiculous)’이라며 중재를 권고한 것.
앞서 삼성전자는 자사의 특허기술 3건을 애플이 침해했다며 호주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이날 베넷 판사는 양측 변호사들에게 “도대체 왜 이렇게 소송을 계속 하려고 하느냐”고 반문하며 “합의에 나설 의향은 없느냐”고 의사를 타진했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합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서로에게 큰 이득을 가져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 연방법원 명령으로 두 차례에 걸쳐 최고경영자(CEO)들까지 참석한 합의 절차를 가졌지만 결국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는 미 법원의 루시 고 판사가 삼성전자와 애플의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만나 협상을 하라는 조정명령을 내려서 이뤄졌다.
당시 중재를 권고한 고 판사는 “가처분 결정을 (본안소송에서)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 시간 낭비가 될 것”이라며 “이는 하나의 소송 안에서 또 다른 소송을 하는 식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의 최지성 부회장과 애플의 팀 쿡 대표는 오는 30일 시작되는 본안소송을 앞두고 미국 현지에서 만나 협상을 벌였지만 서로의 입장만 재확인한 채 헤어졌다.
특히 양사는 서로의 특허 가치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본안소송을 앞두고 법원 중재로 마련된 두 차례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양측이 극적인 화해에 도달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호주와 미국 법원에 이어 오는 9월 프랑스, 10월 일본, 11월 독일 등에서 두 회사의 특허 침해 여부를 본격적으로 가리는 소송이 시작된다.
하지만 어느 쪽이 승리하든 항소심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지루한 공방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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