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글로벌 투자은행도 수수료 수익 규모는 점차 감소세지만 국내 증권사보다 우려는 크지 않다. 대형사는 천수답식 위탁매매에 머물지 않고 고도화된 글로벌 투자은행 모델을 갖췄고 중소형사는 전문화를 이뤘다.
24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투자은행 수수료 규모는 직전분기 대비 6% 감소한 159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3년 내 동기 대비 최저 수준이다.
윤지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미온적인 인수합병(M&A) 활동과 주식 및 채권 발행 시장 침체, 불커룰 시행 예정, 파행상품 거래의 거래소 집중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타 부문에서 수수료 부족분을 보충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게 채권이다. 1·4분기 채권 발행 수수료가 M&A 자문 수수료를 앞질러 투자은행 전체 수입 3분의 1을 차지했다. 1분기 채권발행 수수료는 52억달러로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글로벌 투자은행은 다양한 업무에서 손실을 상쇄하는 다변화 수익모델을 갖췄다는 지적이다.
반면 국내 증권사는 단편화된 수익모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위탁매매업무에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수수료 자율화에 따른 출혈 경쟁, 온라인 거래 확산으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글로벌 투자은행은 일찌감치 전체 수수료 수입에서 위탁매매 비중을 낮췄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골드만삭스의 수입 비중 중 수수료손익은 28%지만 국내 5개 증권사는 수탁수수료 비중만 42%다.
국내에서 대형 IB시장 진출이 어려운 국내 중소형 증권사도 해외와는 차이가 있다. 미국 중소형 증권사는 특화된 사업전략을 갖춘 전문화를 이뤄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수수료 수입에 매달리고 있는 국내 증권사와 다른 점이다.
특히 ‘공급자’ 입장의 증권사가 아닌 ‘수요자’ 중심의 증권사로 거듭났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는 지적이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중소형사는 대형사와 다른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며 “특히 미국의 중소형사들은 특정 산업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대형사가 인수합병 등 업무를 담당한다면 중소기업을 고객으로 한 중소형사는 가업 승계, 창업자 지분 매각 등 대형사와 다른 기업자문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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