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전운 기자 = 농심이 글로벌 시장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라면 종주국인 일본은 물론 미주지역과 러시아·중국까지 사세를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은 오는 2015년 4조원의 매출 가운데 1조원을 해외에서 창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일본에서도 신(辛)브랜드를 앞세워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0년에 설립한 베트남(호치민)과 러시아(블라디보스톡) 사무소를 통해 동남아시아 및 유럽을 향한 수출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라면은 현재 전세계 8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올해도 수출 국가를 3~5개 가량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농심의 해외사업 매출액은 4억 달러로 2010년 대비 약 14% 가량 성장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5% 성장한 5억 달러가 목표다.
일본은 지난해 원전사고 이후 급격하게 수출이 증가했고, 미국과 중국에서는 신라면블랙을 현지에서 생산·판매·수출하면서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할랄(Halal)인증을 앞세워 이슬람 국가로의 수출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성장세가 무섭다.
농심은 북경과 상해 등 대도시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 무순·안산 등 동북3성의 신흥 2급 도시를 집중 공략, 2010년에 비해 15% 이상 성장했다. 신라면 외에도 둥지냉면·생생우동·신라면블랙 등의 매출이 커지고 있다. 신(辛)브랜드를 앞세워 올해 중국에서 35% 이상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캐나다 지역에서는 교포시장·중국계·히스패닉계 시장뿐 아니라 메인스트림이라 불리는 백인시장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10% 성장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농심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생생우동 판매도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에서는 코스트코·월마트·샘스 클럽 등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TV광고와 시식 이벤트를 실시해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올해는 지역 슈퍼마켓에 공급을 확대하고 뉴욕 등 동부지역 판매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마케팅에 집중해 매출을 3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라면 종주국인 일본에서는 세계 최대 라면업체들과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다. 신라면을 앞세운 농심 라면은 지난해 일본에서 전년대비 약 30%의 성장을 기록했다.
일본 원전사고에 따른 수출 증가와 인기 걸그룹 '티아라'를 활용한 한류마케팅 효과도 컸다. 신라면 큰사발과 신라면블랙 등 신제품이 좋은 반응을 보인 것도 성공요인이다.
농심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라면블랙 판매 확대와 인기 아이돌 '비스트'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쳐, 수출을 20%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스위스 융프라우요흐·미국 케네디 공항·중국 베이징 공항 등 세계 어디서나 신라면을 만날 수 있다"며 "신라면은 이제 단순한 라면, 식품의 범주를 넘어 한국의 맛과 문화를 알리는 '문화상품'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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