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29일 상반기 결산결과 당기순손실 2조8960억원, 영업손실 4조3532억원을 각각 기록하는 등 계속되는 적자구조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누적 적자는 이미 8.5조원을 넘어섰으며, 이에 따라 CO2감축, 스마트그리드 구축, 신재생에너지 보급 같은 녹색성장 사업투자는 고사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 마저 어렵게 됐다는 것이 한전 측의 설명이다.
지난 2008년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발전연료비 급증으로 한전에서 구입하는 구입전력단가는 전년 대비 41%나 상승한 반면 전기요금은 15% 인상에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한전의 적자는 정부의 제조업 촉진 정책에 따라 원가이하의 요금으로 산업계에 전기를 제공하는 데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한전의 총괄원가 부족액 6.4조원 가운데 약 34%(2.2조원)를 산업용이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1년부터 약 10년 동안 산업용을 목적으로 원가이하로 지원된 전기요금만 무려 14조원에 이른다.
OECD 발표자료 역시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기요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1Kwh 당 0.058달러로 프랑스(0.106달러), 일본(0.154달러), 영국(0.121달러) 등 OECD 주요국가 전기요금의 절반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한전 관계자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전기요금 탓에 한전은 결국 재무구조 악화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에까지 이른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는 지난해 11월과 올 4월, 두 차례에 걸쳐 한전의 자체신용등급을 A2에서 Baa2로 3단계 하향조정했다. S&P 역시 지난해 12월, 한전의 자체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2단계 내린 바 있다.
비록 우리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최종 등급은 각각 A1, A를 유지하고 있지만 재무상황이 호전 되지 않을 경우 최종등급 하향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한전 측은 전망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전 국민에 대한 전력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한전의 신용등급이 하향될 경우 이에 따른 이자율 및 전기요금 인상부담이 커지게 된다”면서 “최악의 경우 더 이상 자금조달을 할 수 없게 돼, 전력공급 차질을 초래하거나 국민의 세금으로 이를 메우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이 같은 신용등급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한전의 주장이다. 현재 한전은 약 10%가량의 전기요금 인상을 정부 측에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정부는 한전이 요구하듯 10% 이상 전기요금을 올려주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5% 인상안이 마지노선이라고 한전 측에 통보한 상황.
이와 관련해 한전 이사회 관계자는 “현재 전기료 인상률을 평균 한자릿수로 맞춘다고 해도 산업용의 경우 반드시 두자릿수 인상을 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오는 8월 첫째 주로 예정된 한전 임시이사회를 통해 전기료 인상안을 재의결할 계획이다.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평균 인상률은 5~10% 사이, 산업용의 경우 10%대 초반으로 결정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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