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금메달 보다 빛나는' 조준호의 동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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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3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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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판정반복,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끊어진 악재 속에서 조준호(24·한국마사회)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금메달 보다도 값진 동메달을 거머졌다.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사우스아레나의 역도 경기장에서 29일(현지시간) 조준호의 판정을 놓고 야유와 환호성이 교차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조준호는 남자 66㎏급 8강전에서 일본의 에비누마 마사시(랭킹 4위)와 연장 접전 끝에 판정패를 당했지만 그 과정의 황당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심판은 연장전이 끝난 후 심판 전원일치로 조준호의 승리를 선언했으나 심판위원장이 개입하면서 비디오 판독을 통해 애초 판정을 번복하고 에비누마의 판정으로 결과를 바꿨다.

역대 올림픽은 물론 국제유도연맹(IJF) 창립 이후에도 심판이 판정한 기술의 종류가 바뀐 적은 있어도 승부 자체가 바뀐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훈 남자 대표팀 감독은 격분을 감추지 못했다.

대한유도회는 즉각 세계연맹에 항의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조준호는 에비누마와의 8강전에서 업어치기를 하다 오른쪽 팔꿈치가 꺾이면서 인대를 다치고 말았다.

이에 조준호는 테이프로 관절 부위를 꽁꽁 동여매고 패자부활전부터 나섰다.

하지만 조준호는 반드시 메달을 목에 걸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패자부활전과 동메달 결정전까지 모두 이기는 투혼을 발휘하며 동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조준호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치른 대표선발전에서 '백전노장' 최민호(32·한국마사회)에게 두 차례나 졌다.

세계랭킹이 높아 올림픽 시드 배정에서 유리한 위치에 오를 수 있다는 대한유도회의 결정에 따라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이에 조준호에게는 올림픽 승리가 누구보다도 간절했고 내심 최민호에게 빚을 졌다고 생각한 조준호는 금메달을 향해 노력했지만 '판정 번복'과 '팔꿈치 인대 부상'이라는 두 가지 악재 속에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조준호는 "민호 형에게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기대에 못 미쳐 민호 형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논란 속에 생애 처음 나선 올림픽에서 '판정 번복'에 '팔꿈치 부상'까지 경험한 조준호는 끝내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2016년 브라질 대회 우승의 꿈을 키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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