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지난주 중국에서 아이패드를 출시했으나 소비자들의 냉담한 반응 때문에 가격을 무려 30%나 내려야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의 신제품만 나오면 매장마다 줄을 서던 중국 소비자들이 변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냉랭한 반응에 대해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성장이 둔화된 중국 경제 때문”이라고 해명했으나, 전문가들은 애플의 신비로움이 중국 시장에서 수명이 다한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날이 갈수록 높은 가격에 높은 퀄러티를 찾는 중국 소비자들의 선택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 덕에 올들어 중국시장에서 지난해 동기대비 48%나 많은 매출을 기록중이지만, 성장세는 전분기에 비해 큰 폭으로 둔화되고 있다. 6월까지 2분기 동안 중국시장에서 애플은 57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1분기에 비해서는 무려 28%나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 매출이 무려 6배나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세다.
FT는 “삼성이 저가에 매력적인 성능과 디자인을 가진 제품을 출시하고 중국의 화웨이사도 좋은 가격에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등 대체제품들이 애플의 인기를 쇠락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엔더스 애널리시스사의 베네딕트 에반스는 “안드로이드 운영시스템을 장착한 제품들이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직까지는 애플이 중국시장에서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또 다른 신흥시장인 인도에서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FT는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시장이 포화상태임을 감안하면 애플이 인도시장에서 고전했을 때 올 수 있는 성장둔화도 예견할 수 있다.
아심코의 독립 모바일 애널리스트인 호라스 데디우는 “인도에서 통하지 않으면 아프리카나 또 다른 아시아 국가들, 더 나아가 동유럽에서도 애플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며 “애플이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은 최근 들어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쿡 최고경영자가 “애플은 인도를 포함한 세계 여러나라에서 동시에 주력하고 있다”는 해명성 발언을 반격한 셈이다.
현재 애플 스마트폰은 인도에서 시장점유율이 3~4%밖에 되지 않는다. 약 45%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장착한 애플 경쟁사 제품들이다. 이같은 양상은 전체 스마트폰의 절반 가량을 아이폰이 차지하는 미국과는 딴판이라고 FT는 덧붙였다.
가격에 매우 민감한 인도 시장에서 애플은 소수 부유층에게만 어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애플의 아이폰은 평균 630달러에, 삼성 갤럭시폰을 비롯한 구글 안드로이드폰 평균 가격은 200달러 선으로 가격차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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