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대교가 이같이 말을 걸어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의 마음을 붙든다.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는 사람과 붙잡는 사람의 형상을 본 떠 만든 ‘한번만 더 동상’도 설치된다.
서울시는 삼성생명과 함께 '투신 자살 1위 다리'인 마포대교를 세계 최초의 ‘인터렉티브형 스토리텔링 다리’로 조성한다고 31일 밝혔다.
실제 투신이 일어나는 장소마다 센서가 설치돼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조명과 메시지가 보행자를 따라 반응하는 방식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대화 메시지가 적용되는 구간은 마포대교 양방향 시작 지점에서 중간 지점까지 2개씩 총 4곳이다. 각 구간마다 일상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내용을 담되 직접적으로 자살을 언급하지는 않는다.
다리 중간 전망대 구간 양측에 높이 1800mm에 황동재질의 ‘한번만 더 동상’도 설치된다. 시는 이 동상에 동전 투입구도 설치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시는 현재 진행 중인 센서등 및 조형물 설치를 마치고, 오는 9월 말부터 1년간 시범운영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삼성생명과 ‘민간기업 참여모델’로 이뤄졌다. 삼성생명은 비용을 전액 투자하고, 아이디어와 운영 전반을 협조했다.
김병하 서울시 도시안전실장은 “사람은 찰나의 감정으로도 자살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바로 그 순간의 관심과 메시지가 극단적인 선택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마포대교가 절망에 직면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생명의 다리로 자리잡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한해 자살자 수는 1만5000명이 넘고, 이 중 한강다리에서 투신하는 사람은 993명이다. 특히 마포대교는 최근 5년간 한강에서 투신 자살을 시도한 1301명(일 평균 3.5명) 중에서도 가장 많은 108명이 투신해 48명이 사망에 이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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