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물가하락 '스태그 디플레이션'?.."내년 더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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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0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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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종 실물지표 급속 둔화.."정부, 내수 살리기 나서야"

아주경제 박선미·김정우 기자= 경기후퇴 국면을 맞고 있는 한국 경제가 하반기뿐만 아니라 내년에 더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졌다.

유로존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경제의 실물지표는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2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7월 수출은 33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고 무역흑자는 반토막났다. 통계청이 내놓은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1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침체 현상이 선명해졌다.

앞서 발표된 6월 산업활동동향은 더 암울하다. 국내 생산·소비·투자는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민구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6월에도 내수 위축이 지속됐는데, 특히 국내 기계 수주가 4개월 연속 감소했다는 것은 단기간에 설비투자 회복이 어렵다는 것”이라며 회복 신호를 찾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에 정부의 위기 의식은 한층 짙어졌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경제성장률이 3%대를 밑돌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하반기 기준금리 추가인하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어 일각에서는 ‘스태그디플레이션(stag-deflation)’ 국면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스태그디플레이션은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을 말한다. 2008년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미국과 세계 경제가 심각한 스태그디플레이션 위협에 직면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즉, 공장에서 물건을 계속 찍어내도 사는 사람이 없으니 기업 생산은 쪼그라든다. 투자가 줄고 공장도 돌리지 않아 노동인력은 필요없게 된다. 벌어오는 돈도 줄게 되니 가계소득도 감소해 가계는 더 지갑을 닫게 된다. 이런 식으로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경제는 스태그디플레의 늪에 빠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스태그디플레가 국내 경제를 덮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지만 비슷한 징후는 감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앞으로도 유럽 재정위기가 최대의 복병이라는 지적이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이탈리아의 구제금융이 현실이 되고 9월 스페인 은행의 부실 규모가 정확히 드러나 유럽 위기가 다시 중대 고비를 맞게 될 경우 거대한 충격파가 세계 경제를 뒤흔든다는 것이다.

특히, 박영철 고려대 석좌교수는 “현재 회계사들이 스페인의 은행 부실자산 규모를 조사하고 있는데 유럽 시장에서 예측되고 있는 규모는 2500억 유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정도면 총대출의 15%가 부실자산이라는 충격적인 내용인데 사실로 드러날 경우 세계 금융시장은 다시 요동을 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럽 위기가 더욱더 악화된다면 우리 경제도 저성장의 늪에 빠질 것은 자명하다는 설명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경기의 둔화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는 추세”라며 “오는 9월 발표되는 스페인 은행의 부실규모 등 유럽 재정위기가 하반기 및 내년 국내 경제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연구위원은 “유럽 위기의 해결 정도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겠지만 부진한 흐름이 계속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내수활성화를 처방으로 제시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팀장은 “먼저 소비, 투자, 부동산 심리가 모두 불안한 상태이므로 급랭되지 않도록 부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럽 위기는 이미 상수가 된 만큼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내수가 무너지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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