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몬스는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울위치 왕립포병대 기지의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50m 소총 3자세에서 1271.3(1172+99.3)점을 쏴 이탈리아의 니콜로 캄프리아니(1천278.5점)와 한국의 김종현(1천272.5점)에 이어 동메달을 땄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50m 소총 복사에서 금메달, 2008 베이징올림픽 은메달을 따낸 베테랑 에몬스는 이날 결선 10발 중 9번째까지 2위를 유지했다.
에몬스는 7번째 사격에서 2위로 올라선 뒤 9발까지 1.6점차로 김종현을 따돌렸다.
점수 차가 크지 않은 소총 특성상 이변이 없다면 그대로 순위가 굳어지는 것으로 봐도 좋을 점수였다.
하지만 마지막 10번째 사격에서 에몬스의 표적 판에 찍힌 숫자는 어이없게도 7.6점. 이날 결선 참가자 8명을 통틀어서 가장 낮은 점수였다.
반면 김종현은 10번째 발을 침착하게 10.4점을 명중해 1.2점차로 은메달을 안았다.
에몬스는 앞서 두 차례의 올림픽에서 이 종목 결선을 치를 때마 마지막 한발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2005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3점차 선두를 지키던 10발째 발을 다른 선수의 표적에 쏘는 결정적 실수를 저질러 최하위로 떨어졌다.
4년 전 베이징 대회 때도 9번째까지 3.3점차로 선두를 달리다 남은 한발을 4.4점을 쏘면서 4위로 밀려난 바 있다.
에몬스의 징크스는 사격계에서도 유명하다. 역전에 성공하며 은메달을 따낸 김종현도 “경기가 끝나고 미안하다고 했다. 말이 통한다면 술이라도 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몬스는 메달 색이 바뀐 사실보다는 세 번째 도전에 소총 3자세에서 메달을 따냈다는 사실에 의미를 뒀다.
에몬스는 김종현에게 “네가 잘했으니 괜찮다”고 말하고,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결과적으로 메달을 땄으니 난 지지 않았다.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는 자체로 멋지지 않은가”라고 여유 있게 말했다.
같은 사격 선수로 2004년 아테네에서 상심에 빠진 매튜를 위로하다 부부가 된 아내 카트리나 에몬스(체코) 역시 남편의 동메달을 반겼다.
카트리나는 “베이징올림픽 이후 엄청난 압박감과 그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을 극복해낸 남편이 자랑스럽다”며 “매튜는 올림픽에서 메달 두 개를 따내고 네 차례나 결선에 오른 선수다. 그를 실패한 선수로 기억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