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벙커에서 연습스윙을 하면서 모래를 퉁기네”

  • 9일 개막 USPGA챔피언십 ‘특이한 로컬룰’ 주목…‘모든 모래밭은 벙커가 아니라 황무지’로 간주

키아와 아일랜드 오션코스 17번홀(파3) 주변. 모래지역이 전체의 3분의 1은 될 듯하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캡처]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어! 벙커에서 샷 하기 전에 클럽헤드를 모래에 대네. 저 선수는 또 뭐야. 벙커에서 연습 스윙을 하며 모래를 퉁기네.”

남자골프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PGA챔피언십이 9일 밤(한국시각)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키아와 아일랜드리조트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다. 한국(계) 선수 8명을 포함해 각국에서 내로라하는 프로골퍼 156명이 출전한다.

누가 우승할 지에 관심이 쏠려있지만,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프로골프협회(USPGA)에서 정한 ‘이상한 로컬룰’이 화제다.
바닷가에 들어선 이 골프장은 벙커가 아주 많다. 그 규모도 크기다. 어떤 곳은 벙커인듯 하고, 어떤 곳은 황무지인 듯한 곳도 많다. 영종도의 스카이72GC 오션코스 1번홀 페어웨이 왼편 지역을 연상하면 된다. 설계자는 유명한 피트 다이다.

모래밭이 너무 많아서 그랬을까? 아니면, 2년 전 대회에서 나온 ‘불상사’를 의식했기 때문이었을까?

USPGA는 대회 직전 ‘모래가 있는 곳(sandy areas)은 벙커가 아니라 황무지(waste areas)로 간주한다’고 로컬룰을 발표했다. 그린사이드든 페어웨이든, 벙커처럼 생긴 곳도 벙커가 아니라 그냥 ‘스루 더 그린’일 뿐이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서는 단 하나의 벙커도 없는 셈이 됐다. 골프대회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로컬룰이요, 코스 셋업이다.

문제는 모래로 채워진 곳도 벙커가 아니기 때문에 그 곳에서도 일반 페어웨이나 러프처럼 규칙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요컨대 치기 전에 클럽헤드를 모래에 댈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연습스윙을 하면서 클럽헤드로 모래를 칠 수 있다. 일반 대회 같으면 어림없는 일이고 2벌타가 따를 일이다. 또 모래로 채워진 곳에 떨어진 볼 옆에 있는 ‘루스 임페디먼트’를 치울 수도 있다.

골프규칙에 익숙한 선수들로서는 헛갈릴 법하다. 필 미켈슨은 “도무지 헛갈린다. 모르겠다”고 했고 2년전 USPGA챔피언십 최종일 벙커에서 클럽헤드를 지면에 대 벌타를 받는 바람에 우승을 놓친 더스틴 존슨은 “이상한 로컬룰이다. 볼이 모래로 채워진 지역에 들어가도 나는 클럽헤드를 지면에 대지 않은 상태로 샷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어쨌든 팬들로서는 선수들이 모래로 채워진 지역에서 클럽헤드를 ‘그라운드’ 하더라도 이 대회만의 로컬룰이므로 오해하지 말아야 할 듯하다.

한편 USPGA챔피언십은 최근 4년간 뜻밖의 챔피언(파드리그 해링턴, 양용은, 마르틴 카이머, 키건 브래들리)을 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올해도 예상치 못한 선수가 우승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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