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내게도?' 자동차 급발진 대처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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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0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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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동주 자동차 정비기술교육 강사

요즘 자동차 급발진에 대한 방송이나 기사를 자주 접하는 가운데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 일반 운전자 입장에서 ‘내 차도 혹시…’라는 막연한 우려만 증폭하고, 당장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 차가 급가속할 때 당황해 무작정 브레이크를 밟는 대신 아래와 같은 긴급조치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게 바람직하다.

급가속이 발생했다고 생각되면 변속 레버를 ‘중립(N)’에 놓는 게 급선무다. 엔진 동력이 바퀴로 전달되는 근원을 차단, 더 이상 속도가 붙는 걸 막아야 한다. 곧이어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다. 주의할 점은 여러 차례 나눠 밟는 게 아니라 한 번 깊게 밟는다. 차가 멈춰선 후엔 주차(사이드) 브레이크를 체결하고, 이어 브레이크 페달을 꾹 밟은 채 ‘주차(P)’로 변속한다. 시동을 끈 후 차에서 대피, 견인 등 후속 조치를 취하는 절차를 밟으면 된다.

요컨대 이 매뉴얼을 충분히 숙지한 후 침착하게 대처하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 급발진이 공공연한 사실이 된 만큼 개인적으로 차량 출고 때 급발진 대처 요령을 매뉴얼에 포함하고, 차량 내 에어백 경고 안내와 더불어 이 같은 매뉴얼을 운전자가 인지할 수 있는 정책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동차 정비기술 전문가로서 급발진에 대한 규명을 제조사가 아닌 운전자가 밝혀야 하는 데도 몇몇 모순점이 있다. 많은 급발진 사고에서 보여지는 바퀴 헛돎(휠 스핀) 자체가 차량 시스템 이상이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최근 대부분 차량은 전자제어 시스템, 특히 트랙션 컨트롤(TRC)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이 시스템은 구동력이 노면의 접지력보다 커서 발생하는 휠 스핀을 막기 위해 엔진 구동력을 강제로 떨어뜨리는 개념이다. 이에 앞서 보통의 세단은 풀 악셀을 밟는다 해도 휠스핀이 일어날 정도의 강력한 엔진 토크가 없다. 휠 스핀에 의한 타이어 자욱(스키드 마크)이 있음에도 운전자가 그 원인을 밝혀야 할 의무는 없어야 하는 게 맞다.

차량 주행기록 장치(EDR)의 활용도 신중해야 한다. 이 데이터에서 운전자의 엑셀 페달 사용 흔적이 있다고 해도 운전자 과실이라고 100% 단정짓기 어렵다. 엔진 전자제어 모듈(ECM) 내부의 하드웨어 인터페이스와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에 너무 복잡해 자동차 제조사 연구소 차원에서도 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향후 급발진 조사에선 ECM을 개발하는 엔진 매니지먼트 시스템(EMS) 개발 기업과의 협조가 필요하다.

글= 조동주 자동차 정비기술교육 강사, 정리= 김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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