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공개·가격 인상 이슈에 이어 지난 5일에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테이크아웃 커피 관련 조사결과가 새로운 악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국내·외 9개 브랜드 540잔의 커피를 용량·카페인 함량·열량 등을 조사, 상당수 제품의 용량이 제각각이라고 발표했다. 소비자들이 알아야 할 기본적인 정보조차 제공하지 않은 셈이다.
이같은 발표에 업체들은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올 상반기 일부를 제외하고 상당수 커피전문점 브랜드가 예년보다 초라한 매출을 거둔 상황에서, 이번 조사는 하반기 마케팅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는 이미지 실추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신이다.
사실 일부 커피전문점들은 폭염과 올림픽 특수로 매출이 반짝 상승하고 있었지만 이번 사태로 방문객 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홈페이지나 SNS를 통해 성토하는 소비자들도 생겨났다.
커피브랜드 홍보팀 관계자는 "소비자원의 지적이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는 비용이 들더라도 수정·보완할 예정"이라며 "커피전문점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하락만은 막겠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전했다.
커피전문점들의 고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가격경쟁력과 새로운 콘셉트를 앞세운 파우치커피와 외식업체 경쟁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파우치커피 시장 규모는 현재 500억원 수준으로 3조 7000억 원의 전체 커피시장에 비하면 아직 미약한 수준이다. 파우치커피는 장기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서도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편의점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해 성공한 케이스다.
쟈뎅의 편의점 아이스커피 브랜드 '까페리얼'도 2005년 첫 출시 이후 매년 성장을 기록 중이다. 지난 5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자뎅은 올해도 여세를 몰아 전년 대비 200% 이상의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편의점 PB 제품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4000만 잔의 커피제품을 판매한 GS25는 올해 판매 6000만 잔을 예상하고 있으며, CU도 올해 63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맥도날드가 '맥카페' 사업 본격화를 천명하며 기존 커피전문점 브랜드 위주의 국내 커피시장에 일대 변화를 예고했다.
더욱이 올 하반기 공정위가 프랜차이즈 신규출점 거리제한 규정에 커피전문점을 포함시키는 '모범거래기준'을 만들 것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커피전문점들의 위기감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계를 둘러싼 상황들이 녹록치 않다. 이미지 쇄신과 소비자 편의를 위한 갖가지 노력을 강구할 것"이라며 "더불어 업종 간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도 이어질 것" 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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