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력공급 부족으로 예고없이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이 발생하면서, 은행 417개 지점의 현금인출기(ATM) 작동이 멈추는 등 피해가 있었다.
이에 은행권도 전산사고에 대비해 각종 전산망 시스템을 정비하고 불필요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한 절전행동에 나선 것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은행 영업점에는 정전 시 비상 발전기로 전력 공급을 유지해주는 무정전전원시스템(UPS)이 설치돼 있다.
국민은행은 6월말 전국 모든 영업점에서 UPS 성능을 점검하고 오래된 것은 교체했다. 축전지 상태는 본점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하며, UPS 사용이 어려울 경우 석유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발전기도 갖췄다.
우리은행은 UPS가 설치되지 않은 소규모 영업점에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긴급 출동해 전력을 공급하는 비상 발전차량 2대를 확보해놓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부터 차례대로 노후된 UPS 400여개를 교체했으며, 지난달 전국 650여 영업점의 UPS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했다.
정부의 에너지 절감 대책에 동참하고자 각종 절전 행동도 벌이고 있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외환은행 본점 외벽에는 눈에 띄는 대형 환율 광고판(디지털 미디어보드·DMB)이 있다. 이 보드에는 "절전을 위해 잠시 가동을 중단합니다"라는 문구가 나와있다.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용하던 것을 점심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가동 시간을 축소한 것이다.
자동회전문 운용 시간과 엘레베이터 운행 대수 축소, 점심시간 소등 및 실내 적정온도(26도 이상) 유지 등도 이 같은 절전 노력의 일환이다.
한편에서는 UPS도 수명시간은 통상 1~4시간 가량이어서 정전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금융서비스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자체발전기도 없는 작은 점포의 경우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상 시 전력 가동이 가능한 거점 지점으로 거래를 유도하는 방안 등 정전 사태에 대한 여러가지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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