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3.0%에서 6월 3.25%로 오른 뒤 제자리를 유지하다 지난달 13개월만에 0.25%포인트 내린 바 있다. 당시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낮추자 '깜짝 금리인하'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번 달에는 금통위가 지난달 금리인하의 효과를 조금 더 지켜보기로 결정한 것이다. 특히 만장일치로 동결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금리를 내려 불안심리를 자극하기보다는 관망과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가 끝난 후 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금리 인하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수를 살리기 위해 재정ㆍ금융ㆍ규제개혁 등을 나름대로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은 수출의존 경제이기 때문에 수출과 내수 간의 보완ㆍ협조로 경제를 이끌수 있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중 기준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김 총재는 "기준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며 "사전에 움직이는 방향을 정해놓고 경제 상황을 보는 것은 아니므로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금통위를 앞두고 금융권과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동결과 인하 전망이 팽팽히 맞섰다. 동결 쪽에 다소 무게가 실렸지만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게 사실이었다. 그리고 하반기 중 추가로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당초 스탠다드차타드(SC)는 글로벌 리서치 보고서를 통해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내리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SC는 9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뒤 4분기 중 추가로 0.25% 포인트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소 거시경제담당 부문장 역시 "지난달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그러나 국내외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만큼 하반기 한두 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편 금통위는 의사록 공개 시기를 기존 6주 후에서 약 2주 후로 단축하고, 이를 9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경과조치로서 이달 의사록은 5주 후에 공개된다. 이런 결정은 통화정책 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의사록의 소통수단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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