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증시격언처럼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한 삼성자산운용은 투자 종목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선방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및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본시장법 5%룰 기준으로 2분기 CJ제일제당 및 현대그린푸드 2곳 지분만 편입했다. 최종 매매일 종가 기준 3000억원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 가운데 CJ제일제당만 당시 평가액이 2000억원 이상이다.
이에 비해 CJ제일제당 주가는 최종 매매일 34만원에서 전일 29만5500원으로 13.09% 하락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운용사 특례상 6월 14일 이전 매입분을 합친 평균 매입단가를 공시하지 않았으나 최종 매수일 집계된 CJ제일제당 지분 평가액이 전일까지 1개월 남짓 만에 13%가 넘게 줄어든 것이다.
물론 이전 매입분을 합친 평균 매입단가가 현재가보다 낮을 경우에는 손실이 나지 않았을 수 있으나 최종 매매일 이후 주가 하락분만큼 수익률이 악화된 것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보다는 주가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 '물타기'를 통해 몰빵 규모만 늘린 것이다.
유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289억원, 1090억원을 기록하며 당사 예상치를 하회했다”며 “이는 브랜드 투자를 위한 광고비가 증가하고 판가 인상이 지연되며 이익 성장이 둔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이 493만주 가량을 매수한 현대그린푸드 주가는 1만5450원에서 1만5950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업황이 좋아 업종 순환이 빨리빨리 이뤄질 경우 운용사 전체적으로 매수 물량이 늘게 마련이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 5% 넘게 지분을 보유한 종목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덩치 큰 하나의 종목에 승부수를 던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다르게 삼성자산운용은 주가 10만원 미만의 다양한 종목에 분산 투자하며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2분기 이후 삼성자산운용이 5% 넘는 지분 투자를 한 종목은 빙그레·제이씨엔터테인먼트·지에스리테일·풍산 등 총 10개 종목이다. 특히 빙그레를 제외하고 주가가 5만원이 넘는 종목은 단 한군데도 없다. 하지만 10개 종목 가운데 7개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며 양호한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총 49만7872주를 매수한 빙그레는 무더위 ‘특수’와 수출 기대감에 각 증권사의 낙관적 전망이 쏟아지며 주가가 7만4000원에서 8만6400원으로 한달만에 1만원 넘게 올랐다. 이밖에 제이씨엔터테인먼트(3만2350원→3만4100원) 풍산(2만7650원→3만500원) 지에스리테일(2만5250원→2만5300원) 종근당(1만9850원→2만3000원) 넥센타이어(1만8600원→1만9500원) 평화정공(1만7450원→1만8250원) 등의 주가가 삼성자산운용의 매수 시점보다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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