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수영장을 찾아 박태환 경기를 관람하는 이건희 IOC위원, 양궁장에서 선수들을 포옹하며 격려하는 정의선 양궁협회장, 핸드볼경기장에서 교민들과 어울려 응원하는 최태원 핸드볼협회장, 경기장을 찾아 사진을 직접 찍기도 하는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오랫동안 대한탁구협회 회장으로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
특히 기대하지 못했던 종목에서 메달이 쏟아져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런던올림픽에서 펜싱은 금 2, 은 1, 동메달 3개를 사격은 금 3, 은메달 2개를 따내며 국민들을 춤추게 했다.
이같은 비인기종목의 선수들의 놀라운 결실은 선수들이 지난 4년간 피땀 흘린 노력도 따랐지만 국내 대기업들의 후원도 한몫했다. 이들은 국내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국가보조금보다 더 많은 후원을 하고 있었다.
◆비인기종목 일등공신에 ‘SK그룹’이 있다
‘멈춰버린 1초’로 눈물을 흘려야 했던 신아람 선수를 시작으로 국내를 떠들썩거리게 한 펜싱은 이번 올림픽 전까지 국민들의 관심에는 안중에도 없던 ‘비인기 종목’이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내며 새로운 한국 펜싱의 역사를 썼다. 여기에는 SK그룹의 탄탄한 지원이 있었다.
지난 2003년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현 SK텔레콤 고문)이 대한펜싱협회장으로 취임과 동시에 후원을 시작해 현재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이 2009년 대한펜싱협회장을 맡으며 연간 12억원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선수들은 다양한 국제대회에 참가해 경험을 쌓았고, 눈에 띄게 기술면에서 월등히 성장했다.
SK는 또 한국 여자 핸드볼팀에 적극 후원중이다. 최태원 회장은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으며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일 런던 한국 선수촌을 방문해 그 동안의 노고를 격려하고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하며 선수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올림픽 파크에서 열린 남자핸드볼 예선 최종경기를 일반석에서 한국 응원단과 함께 관람한 뒤 인근에 있는 선수촌을 방문하기도 했다.
여기에 2008년 부터 SK텔레콤은 수영의 박태환 선수에게 전담팀을 꾸려 체계적인 훈련프로그램, 영양상태, 일정을 관리하고 있다.
◆진종오가 큰일 낼 줄 ‘한화그룹’은 알았다
올림픽 사격 10m에서 첫 금메달을 국민들에게 안겨준 진종오 선수의 소식은 기쁨과 놀라움이 함께였다. 사격은 무려 5개의 메달이 나오며 참가국 가운데 최고 성적을 거뒀다.
사격에 대한 지원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으로부터 시작됐다. 대한사격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김 회장은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강초현 선수가 실업팀을 찾지 못하자 갤러리아사격단을 창단하며 사격 종목을 지원했다.
또 김 회장은 2008년 부터 ‘한화회장배 전국사겨대회’를 개최해 국내 사격선수들의 실력향상과 유망주 발굴에 기여해 왔다.
김정 한화그룹 고문이 뒤를 이어 지금까지 지속적인 발전기금을 후원하고 있다.
◆양학선 선수 뒤에 ‘포스코그룹’ 있었다
‘사상 첫’ 금메달을 딴 체조 도마 종목의 양학선 선수가 조명되면서 27년간 한국 체조를 지원해 온 포스코그룹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1985년 대한체조협회 회장사를 자청한 이후 1995년부터는 포스코 건설이 후원을 이어오고 있으며 그동안 지원금은 총 130억원에 달한다.
2006년부터는 체조협회 지원금을 연간 7억원으로 늘려 체조 발전에 힘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0년 대한체조협회장인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은 2011년 7월 경기도 고양에서 ‘코리아컵 고양 국제체조대회’를 열어 한국 체조를 세계에 알렸다. 여기에 양학선 선수에게는 별도로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정몽구·정의선 ‘현대차그룹’ 부자의 꾸준한 양궁사랑
‘효자 종목’인 양궁에는 오래 전부터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집중적인 투자가 있었다. 1985년부터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을 4번 역임하며 총 200억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부친의 뒤를 이어 2년간 총 47억3000만원을 후원했다.
현대 계열사 현대모비스는 레이저를 활용한 연습용 활을 제작하기도 했으며 정 회장은 사비를 털어 심장박동수 측정기, 시력테스트기를 구매해 양궁협회에 보내기도 했다.
선수들 또한 이같은 애정에 보답이라도 하듯 여자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고 가장 먼저 달려가 기쁨을 누린 사람이 바로 정 부회장이었다.
이 밖에도 삼성은 다양한 분야에 전폭적인 응원을 더했다. 계열사 삼성전자는 마라톤, 경보 등 육상을 삼성생명은 레슬링과 탁구를, 에스원은 태권도, 삼성전기는 배드민턴에 각각 투자했다.
은메달을 따내면서 ‘노장들의 투혼’이라며 주목받았던 탁구에는 삼성생명과 더불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뒷받침이 있었다. 그는 2008년부터 대한탁구협회 회장을 맡으며 협회에 매년 10억원씩 지원해 왔으며 해당 단체에 20억원을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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