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서울 가산동 한 아울렛을 찾은 쇼핑객들이 저렴한 할인 판매장을 찾으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
아주경제 노경조, 박현준, 신희강 인턴기자= 대형 유통업체와 재래시장의 중간에 있는 '지역 쇼핑센터'의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가산동과 문정동에 위치한 패션 쇼핑몰들은 행사장을 제외한 대부분 매장이 한산했다. 직원들은 할인행사와 호객행위로 손님을 끌어보려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상류층이 주고객인 서울 강남의 논현동 가구거리는 불황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였지만 예전 같지는 않았다.
◆ 중형쇼핑몰도 싼 값에는 '북적' 제 값에는 '썰렁'
이날 오후 가산동 마리오아울렛에서는 어김없이 "앞으로 5분 동안 1만원"이라는 점원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1층 할인매대에는 떨이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사람들로 붐볐고, 인근 W몰 역시 반바지를 9000원에 한정 판매하는 매대에 사람들이 몰렸다.
하지만 캐주얼·남성정장·골프용품·아웃도어 매장은 구경하는 고객도 드물었다. 손님이 없어 지루함에 지친 점원들은 옆 매장 직원과 수다를 떨거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등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이에 반해 같은 날 이 아울렛 내 의류 매장들은 1층 앞 할인매장과 달리 손님의 발길이 뜸해 썰렁한 모습이다. |
한 의류매장 점원(여·45)은 "고객들이 땡처리 같은 할인행사에만 많이 몰리고 있다"며 "백화점처럼 쇼핑몰도 자체 할인행사를 많이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같은 날 문정동 가든파이브를 방문한 사람들도 값싼 물건을 찾아 매장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가든파이브는 하루 5만여명이나 지나다니지만 매출은 신통치 않았다.
이곳 직원들은 "최근 품질보다 가격이 우선시되면서 값을 얼마나 더 내려야 할지 난감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 대기업 가구매장 '방긋'… 중소 매장 '우울'
논현동 가구거리는 업체들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실제 60여개 가구매장 가운데 수익 점포는 30%, 본전은 50%, 나머지 20%는 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독일 수입가구 매장 운영자는 "매출이 작년보다 10%가량 줄었다"며 "상황이 안 좋은 매장은 40%나 매출이 떨어졌다"고 씁쓸해 했다. 또 "전반적으로 상황이 어려운 시기라 각 매장들은 서비스와 고객관리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다른 수입가구 매장 관계자는 "올해 윤달이 있어서 매출이 잠시 주춤했지만 중·장년층 우량고객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며 "점포마다 차이는 있지만 상류층 고객이 많이 오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브랜드숍들은 불황 속에서도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기업이 운영하는 C가구 매장 관계자는 "윤달 이후 신혼부부 고객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라며 "외국인 매출이 전체의 10~20%를 차지할 정도"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일부 매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적자를 면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오후 논현 가구거리. 수입가구 매장 앞은 인적이 드물어 한산했다. 이곳 가구거리는 업체들 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실제 이곳 상인들에 따르면 논현에 위치한 60여개 가구매장 가운데 수익을 보는 점포가 30%, 본전치기가 50%, 나머지 20%는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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