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명보 "왕리쥔 재판 비밀리에 진행"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에서 ‘보시라이 스캔들’을 촉발한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重慶)시 부시장 겸 공안국장에 대한 재판이 13일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비밀리에 진행됐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14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왕리쥔은 국가안전위해죄 외에 국가기밀 누설 혐의도 받고 있다. 중국법상 국가안전위해죄는 최고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으며 국가기관 종사자가 고의로 국가기밀을 누설하는 것은 독직죄에 속한다.

이날 재판에서 선고는 내려지지 않았으나 왕리진은 극형은 피하되 최고 종신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에서는 ‘중범죄가 경범죄를 흡수한다’는 원칙에 따라 여러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의 경우 각 범죄의 형량 중 최고형이 종신형일 경우에는 사형집행유예(2년간 사형집행을 유예한 뒤 사형하거나 무기징역으로 감형)나 사형으로 가중처벌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 왕리쥔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 당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의 범죄를 입증하는데 공을 세운 것도 정상 참작될 것으로 보인다. 왕리쥔은 보시라이와의 갈등 끝에 지난 2월 말 보시라이의 문란한 사생활과 부정부패 사실이 담긴 ‘X파일’을 들고 청두 미 총영사관으로 진입했으며, 이를 계기로 구카이라이 사건이 표면화됐다.

그러나 구카이라이 사건은 `국가기밀‘이 아닌 만큼 왕리쥔에게 적용된 국가기밀 누설죄가 적용된 것은 그가 미국영사관에서 다른 자료들을 넘겼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명보는 재판이 청두에서 진행된 것은 왕리쥔이 청두 주재 미국총영사관에 진입했기 때문에 사건발생지에서 재판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또 홍콩케이블TV는 이번 사건이 ’국가기밀‘과 관련됐기 때문에 비밀재판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