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종합선물세트’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2-08-17 07: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계곡과 정원 그리고 박물관까지 한번에 여행

아주경제 최병일 기자= 같은 여행지를 두 세번 가면 아무래도 감흥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갈때마다 색다른 즐거움이 있는 여행지가 있습니다. 마치 가까운 외국을 간 것같은 묘한 설레임이 있고, 같은 장소를 가도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신선한 여행지. 바로 제주입니다. 제주는 어린 시절 받았던 종합선물세트 같습니다. 박스 안을 열면 알록달록한 사탕이 있고, 젤리에 과자는 물론 운이 좋으면 작은 로보트까지 들어 있던 종합선물세트처럼 제주에는 정말로 다양한 관광지가 수도 없이 널려 있습니다. 눈부신날이면 바다로 가고, 바람불면 바람 부는대로 오름에 오르고 비가온다면 다양한 주제로 만들어진 박물관을 찾으면 됩니다. 싱그러운 여름 제주의 진짜 매력속에 빠져보세요.

기암절벽과 식물들의 보고 안덕계곡

◆ 자연이 만든 기묘한 조화- 안덕계곡, 쇠소깍
제주의 안덕계곡은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중 하나다. 들어가는 입구의 정겨운 돌하루방이 반갑게 손짓하는 이 곳은 그야말로 제주의 다양한 생태를 집약시켜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계곡을 병풍처럼 둘러싼 기암절벽과 울창한 상록수림으로 인해 아무리 더운 여름날이어도 청량감을 준다. 보리장나무 붉가시나무 남오미자 바람등칡 구실잣밤나무 참식나무 후박나무 등 무려 300여종이 넘는 식물들이 서식해 안덕계곡 일대는 천연기념물 제 377호로 지정되어 있다.

들어가는 입구도 워낙 후미져서 제주 사람들조차도 잘 모르던 이곳이 각광받게 된 것은 제주올레길 9코스에 편입되면서 부터다. 예전에는 나무 데크가 없었는데 서귀포시에서 계곡 옆으로 데크를 설치하면서 보다 안전하게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비가 많이 오면 계곡의 물이 불어 조금 위험하기도 하지만 계곡 안쪽으로 깊숙하게 들어가야 안덕계곡의 진짜 묘미를 느낄 수 있다. 기암괴석이 우람한 근육을 자랑하며 서있고 물길을 따라 넘어가면 시원한 바람이 사정없이 옷속으로 파고든다. 이곳이 바로 신선놀이터다.
아름다운 설화가 깃든 쇠소깍
쇠소깍의 풍경을 보고 있는 연인들

서귀포시 효돈동에 있는 쇠소깍은 ‘소가 누워있는 모습의 연못’이라는 뜻의 ‘쇠소’에 마지막을 의미하는 ‘깍’이 더해진 제주방언이다. 한라산에서 흘러내려온 물줄기가 제주도 남쪽으로 흐른다는 효돈천에 위치해 있다. 쇠소깍은 민물과 바닷물이 더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쇠소깍 입구의 바다를 바라보다 눈을 돌리면 그때부터 계곡이 펼쳐진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니 물은 더욱 푸르고 맑다. 쇠소깍에서는 제주의 전통 목선인 ‘테우’를 타볼 수 있다. 테우는 일종의 뗏목처럼 생긴 조각배다. 사람이 끌고 가는 무동력선은 일견 투박해보이지만 쇠소깍 일대의 풍경을 관람하는데 이만큼 좋은 것이 없지 싶다.
요즘에는 밑을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투명카약도 영업하고 있다. 제법 씨알이 굵은 물고기들이 유영하는 모습을 발아래서 볼 수 있어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유리로 만든 다양한 조형물이 있는 유리의성

◆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자 - 유리의 성, 트릭아트뮤지엄
지난해만 무려 90만명의 관광객이 관람한 유리의 성(www.jejuglasscastle.com)은 이탈리아 체코 일본 등 전세계 각국의 초대형 유리예술 조형물들을 한자리에 모아둔 보기드문 박물관이다. 유리로 만든 것이 이렇게 많을 수 있나 감탄이 나올정도로 다양한 조형물들이 배치되어 있다. 유리로 만든 정원은 물론 수 천장의 판유리를 붙여서 만든 유리성벽, 유리 모자이크 타일로 글라스 표면을 장식한 대형 와인글라스 , 마치 폭포수를 방불케하는 수 만개의 보석으로 이루어진 보석폭포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유리제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관도 준비되어 있다.

중세연금술사나 집시들이 유리를 만든 기법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램프워킹은 불이 나오는 토치를 이용해 유리인형이나 소품을 직접 만들 수 있다. 또한 쇠파이프 막대봉 끝에 사람이 직접 공기를 주입해 유리를 만드는 블로잉 제작도 볼만하다.입장료 어른 9000원 어린이 7000원 (064)77 2-7777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의 트릭아트 뮤지엄(www.trickart.co.kr)은 평면의 그림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그린 후 착시효과를 통해 관람객이 그림의 일부가 되는 것처럼 보이도록 꾸몄다. 트릭아트 앞에 아이들을 세워놓고 그럴듯한 사진을 찍기 위해 부모들은 여념이 없다. 입장료 어른 8000원, 어린이 6000원. (064)787-8774

다희연의 동굴카페

◆ 차와 정원 은밀한 사색공간 - 다희연, 생각하는 정원
다희연(www.daheeyeon.com)은 차를 주제로 만든 복합테마파크다. 거문오름 끝자락의 용암이 융기하면서 용암동굴이 만들어졌고 다희연은 이곳에 카페를 만들었다. 국내 최초의 동굴카페다.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용암의 흔적을 눈으로 직접 보면서 차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희귀한 체험이 될 것이다. 6만평에 이르는 차밭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무공해 전기카트를 타고 녹차밭을 누비는 전기카트 투어도 다희연의 색다른 즐거움이다.
다희연의 레저체험시설 짚라인에서 가족들이 즐거운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녹차밭에서 녹차따기, 녹차덖기, 녹차비누 만들기 등 다양한 녹차체험을 할 수 있다. 최근 개관된 3층 규모의 차문화관에는 녹차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례실과 도예 명장 99명의 다완 250여점이 갖춰진 전시실이 자리잡고 있다. ‘기쁨의 연못’, 야외 동굴카페 ‘그린루체’, ‘대통령의 다원’, 종가시나무 등 아열대 지역 특유의 이국적인 경관을 갖춘 조경물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최근에는 하늘을 외줄에 의지해 날아다니는 짚라인이 생기면서 다희연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짚라인은 문경과 제주에만 있는데 대단히 안전하면서 짜릿한 모험을 즐길 수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입장료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 10세미만 어린이 무료 (064)-782-0005짚라인 탑승요금 1인 2만8000원 (성인 어린이 동일)
1544-7991
정원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생각하는 정원

생각하는 정원(www.spiritedgarden.com)은 1992년 7월 문을 연 이래 세계 각국 언론과 저명인사들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으로 인정하는 곳이다. 원장 성범영 씨가 1968년부터 황무지를 개간하여 만든 독특한 정원이다. 장쩌민 전국가주석을 비롯해 후진타오 국가주석 일본의 나카소네 전수상도 찾을 만큼 명망이 높은 곳이다. 심지어 지난 2000년에는 북한의 김용순 노동당 비서와 김일철 인민무력부장까지 찾았던 곳이다. 2000여점의 빼어난 모양의 분재와 100여종의 정원수 연못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분재는 자연미와 공간미 곡선미 고태미를 두루 갖어야야 좋은 분재라고 하는데 이곳의 분재는 아름다움의 요소를 모두 갖추었다고 한다. 2008년에는 제주도에서 처음 실시한 도내 관광지 등급 평가에서 일등 관광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입장료 어른 9000원 어린이 5000원 (064)772-3701

■여행정보

인근 볼거리:도너리오름에서 흘러내려온 용암의 끝자락에 위치한 자연생태공원 곶자왈 정글공원 ‘환상숲’(064-772-2488)이 있다. 숨골(동굴)과 아아(aa)용암의 층 무늬, 용암돔, 부가용암구 등을 볼 수 있고 숲해설사의 곶자왈 해설, 농촌교육농장, 석부작, 나무공예 등의 교육 및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저지문화예술인마을’(064-773-1984)은 전국에서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예술인촌이다. 서예가 조수호 선생을 비롯해 안숙선 명창, 서양화가 김흥수, 조각가 박석원, 문인화가 민이식, 도예가 김영수, 사진가 백남식, 조각가 한창조 등이 각자의 작품을 선보이고 체험교실을 운영한다. 17번 군도변에 자리한 무인카페 ‘5월의 꽃’도 들러볼 만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