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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통일부 제공. |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갑자기 다가올 통일에 국민의 자발적 성금을 모금해 대비하자는 뜻에서 지난 6월 출범한 민간단체 '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통일생각, 문무홍 상임대표)'이 16일 첫 '후원의 밤'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준비된 통일은 축복입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ㆍ관계 인사와 일반 국민, 통일관련 단체, 대학생 등 각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으며 통일부 홍보대사인 영화배우 정준호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 총리와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같은 당 안홍준 의원, 임종룡 총리실장 등 상당수의 참석자는 후원회 현장에서 통일준비의 상징물로 제작된 '통일항아리'에 직접 성금을 넣으며 관심을 보였다.
김 총리는 축사를 통해 “정부도 통일준비를 착실히 추진해 나가고 있다"면서 "지금 국회에 제출한 남북협력기금법 개정안을 바탕으로 통일을 위한 발걸음을 차질 없이 옮겨갈 것"이라며 국회의 협조를 촉구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광복의 궁극적 완성은 평화통일에 있으며, 통일 한국이야말로 더 큰 대한민국의 도약대'라고 언급한 것을 들며 "통일준비의 국민적 공감대 확산과 민간 차원의 통일재원 조성을 위한 사단법인이 출범하고 이런 자리까지 마련된 것을 보니 통일이 한 걸음 가까워진 듯하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독일 통일이 되기 바로 직전인 1990년도에 독일헌법재판소를 방문한 경험을 얘기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독일사람에게 통일이 언제쯤 될 것 갔냐고 물었더니 독일 사람들이 모두 "글쎄요. 10년 안에 될까요"라고 답하며 통일을 머나먼 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한국으로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아 통일이 되었다는 것.
황 대표는 "독일 사람들이 당시 아무도 통일을 예상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통일이 됐다는 것을 아주 뼈저리게 체험했다"면서 "어찌 보면 우리에게도 통일이 조만간에, 부지불식(不知不識)간에 다가올 일이라고 예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준비를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또 "인적인, 사람준비를 해야 된다"면서 "통일이 되었을 때 많은 분야의 일할 수 있는 지도자들, 일꾼들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데 이러한 전문가들은 북한이탈주민들을 중심으로 해서 꾸려야 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그런 의미에서 현재 2만명에 달하는 탈북자들의 모임을 중심으로 지금부터 착실하게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의 지도자들을 키워 통일이 됐을때 이분들이 북한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고흥길 특임장관은 건배사로 "조국통일, 통일기금"을 제안했다.
이후 탈북자 출신의 방송인 겸 사업가인 전철우씨와 개성공단 출입의 관문에 있는 육군 1사단 소속 박승원 병장, 전남 고흥에서 통일기금을 주도하는 김갑수옹, 통일부 상생기자단 김엘림 학생의 통일성금 기부자 스토리텔링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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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통일부 제공. |
최대석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원장의 수업을 재미있게 들은 뒤 북한학 전공을 결심하게 됐다는 김엘림 학생은 "통일항아리는 어떤 정치적 의미들을 떠나서 우리 민족이 다함께 꿈꾸는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항아리에 담는 것은 한 두장의 지폐보다 훨씬 큰 가치이고 의미라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통일생각은 사회ㆍ직능단체, 종교계, 학계 인사 등 32명이 모여 결성한 민간단체로 통일항아리 1점을 통일부로부터 받아 민간의 자발적 성금 모금을 주도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통일항아리 1호 기부자로 한달치 월급을 기부했으며 강창희 국회의장, 류우익 통일부 장관 및 통일부 직원, 미국ㆍ일본ㆍ중국 주재 대사 등 주요 인사들이 통일성금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신일희 통일생각 공동대표는 인사말에서 "이날 후원회 행사를 빼고 최근까지 130여건에 1억원이 넘는 성금이 모금됐다"고 밝혔다.
통일생각은 통일재원 사전적립 법제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남북협력기금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통일부에 의해 통일재원 모금 담당기관으로 정식 선정되며, 모금액 모두를 남북협력기금법 통일계정에 넣을 예정이다.
성황리에 행사를 마친 류 장관에게 기자가 소감을 묻자 "제 입장은 늘 똑같죠"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행사에는 첫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인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과 같은 당 정문헌 의원, 유중근 대한적십자사 총재,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의장, 김석우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장, 김일주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이사장, 남성욱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차인태 통일고문,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 탤런트 이정길씨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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