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기자간담회를 주최한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홍보담당 장일형 사장은 “우리도 워낙 당혹스럽고 패닉에 빠졌지만, 사실 우리 그룹 경영체제가 회장님 한분에 의해 운영되는 체제는 아니다”라며 “대규모 프로젝트는 회장님이 직접 챙기더라도 나머지는 각 계열사들이 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계열사들이 비상경영, 위기경영의 체제로서 현재 상황을 위중히 받아들이고 누수현상에 대비해 거래선 관리와 특히 재무적 측면에서 자금관리를 타이트하게 하고 있다”며 “본부(그룹)는 통상 8시부터 근무하고 팀장회의를 하는데 이번 일 이후 7시부터 근무하는 등 경영활동에 차질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이 협상을 주도해왔던 가장 큰 사업 건은 이라크 사업이다. 이와 관련 그룹측도 “선수금을 마친 상태라 1차 사업은 큰 문제가 없지만, 지난달 회장이 다시 이라크를 방문해 추가 수주와 주택 건설 이후 사회간접 시설 부분을 심도 있게 논의했는데, 이런 부분에 조금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마루베니 태양광 사업이나, 독일 큐셀 인수와 관련된 사업들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번 재판부 판결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장 사장은 “회장님만 놓고 보면 당초 1조5000억 상당의 횡령배임죄로 기소됐는데, 이번에 판결을 보면 약 2800억에 대해서만 횡령은 없고 배임죄를 적용했다”면서 “전체의 20%만 배임으로 인정한 것인데, 이또한 항소를 통해 법원의 판단을 다시 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배임 판결에 대해 “IMF 당시에 우리가 갖고 있었던 협력회사들, 말단 계열사들의 채무가 누적되면서 우리 계열사들이 지급보증을 섰는데, 우리가 해결 안하면 당장 은행권에서 문제가 생기고 연쇄부도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며 “그것을 부동산 등 여러 가지 자산을 통해 해결했는데, 그 당시 기업도 살고 채권단도 주주도 살았던 사안이지만, 어쨌든 계열사의 이익에 손해를 끼쳤다는 차원에서 재판부가 배임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작은 손실을 가져온 경영판단은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게 아니냐”며 또한 “업무상 재무팀의 기술적 소관 사항인데 회장님이 이래라 저래라 할 게 못되고 그렇게 한 어떤 증거도 없다. 재판부가 대략적으로 봐서 김 회장이 했을 것이란 유추해석을 한 것이기에 이런 부분을 해명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그 회사들이 어려웠을 당시에 회장님 개인회사가 아니냐는 의심인데, 그에 대해서도 어떤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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