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근혜 후보가 넘어야 할 산

  • 양규현 부국장겸 정치사회부장

새누리당의 18대 대통령 후보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선출됐다. 그것도 과반이 훨씬 넘는 지지 속에 선출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여성 대통령이 탄생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치가 일단 50%에 도달했다.

19대 대통령 선거가 4개월 남짓 남았다. 새누리당이 20일 전당대회를 통해 박 후보를 대선후보로 선출했고, 이에 대응할 야당인 민주통합당도 제주를 시작으로 23일간의 순회 경선에 돌입한다.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박근혜 후보가 과연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박 후보가 넘어야 할 산이 몇 가지 있다. 외부요인은 안철수 교수는 정말 대선에 출마하는가. 누가 민주통합당의 후보가 될까. 최종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될까로 귀결된다.

이런 외부적인 요인 말고 박 후보 스스로 해결할 문제도 있다. 먼저 경선과정에서 거론된 5·16 쿠데타에 대한 박 후보의 입장 정리와 정수장학회, 공천헌금 사건 등을 들 수 있다.

그 중에도 '박정희=독재'에 이어 '박근혜=독재자의 딸'이라는 인식이 제일 큰 문제다. 이런 역사인식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이런 인식에 문제가 적지 않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문제만 탓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한 젊은 유권자는 "박정희 대통령이 지금의 풍요를 가져다주었다고 하지만 가난 체험이 없는 우리에겐 옛날 가난과 지금의 풍요가 체감적으로 비교가 안 되니 그런 말들이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독재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렇듯 젊은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5·16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며, 이와 연관해 정수장학회 문제도 어떤 식으로든 명쾌하게 해명해야 한다. 박 후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책과 전략, 사상과 철학도 중요하지만 감성적 교감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마음이 열려야 정책을 들을 수 있는 법. 교감 없는 소통이란 있을 수 없고 소통 없는 정책은 공허할 뿐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새누리당과 박 후보 캠프는 민주 경제화를 들고 나왔다. 그런데 이 정책은 왠지 어색해 보인다. 마치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다. 일부 정책은 야당인 민주당보다 앞서 나갔다. 이런 식으로 한다고 과연 젊은 세대 표가 모일까.

다시 말해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들을 위해 진정으로 고민을 들어봐 줬나, 아니다 그동안 잘못을 해명하고 변명하기에 바쁠 뿐이었다. 현재의 새누리당을 보면 16대 대통령 선거가 떠오른다.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열린우리당 노무현 후보 간 경쟁에서 노 후보가 진보정책을 내놓으면서 젊은층이 노 후보에게 몰리자 이에 당황한 나머지 이 후보도 진보정책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진보세력이 모이지 않고 보수 결집만 약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 후보는 결국 패배한 것으로 기억된다.

19대 대선은 진보와 보수 대결도 아니고 빈부의 양극화에 의한 복지정책이 주가 될 것이다. 이제부터는 누가 더 진심으로 이들을 보듬어주는 대책을 내놓는가에 따라 호응도가 변할 것이다. 지금처럼 이들과의 고통을 교감하지도 않고 소통도 없이 만들어진 정책만 나열하다면 결과는 기대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의 시대정신은 진정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맞춤형 복지정책의 대결이다.

이를 위해서 박 후보는 대선 조직 구성에서도 계파와 이념, 지역을 뛰어넘어 담대하고 포용적인 인사를 단행해야 할 것이다. 조직 운영에서도 대화와 타협, 소통과 합의라는 민주주의 대원칙을 살리는 리더십이 나와야 한다. 이런 좋은 정치 학습에서 좋은 정책이 나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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