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⑩> 외환은행, 인재 양성으로 위기 극복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극심한 경기 불황을 극복하고 실추된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각 은행들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외환은행은 인재 양성을 최고의 위기극복 전략으로 꼽고 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최근 단행된 정기인사에서 능력 중심의 인재 발탁 인사를 단행, 업계에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윤 행장은 평소에도 여성 및 신입 행원 등 자칫 무관심할 수 있는 직원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로 직장내 분위기 쇄신에도 신경쓰고 있다.


◆인재 등용 키워드 현장 능력

윤 행장은 지난달 본부장을 필두로 부점장, 책임자 및 행원에 이르는 약 1200명에 대한 정기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인사에서 나타난 윤 행장의 인재 등용 키워드는 한 마디로 '현장 능력'이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본점 및 영업점 인력간 순환 발령 ▲영업현장 우선주의 및 영업점 우대정책 강화 ▲여성인력의 중용 등의 특징이 나타난다.

우선 윤 행장은 본점 및 영업점 인력간 순환발령을 대폭 확대했다. 본점에서 장기간 근무한 부서장 40명을 포함해 본점 경력이 오래된 여신심사역 등을 전략적으로 영업점 직원과 교체한 것이다.

또 영업점 경력이 많은 지점장들을 본점으로 이동 배치해 본부와 영업점의 간극을 줄이고, 영업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변화를 꾀했다.

윤 행장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대내외 경제환경을 업무추진 강화로 돌파하기 위해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예년보다 많은 약 50명 수준의 신임 지점장을 보임시키기도 했다.

영업점에서 뛰어난 영업능력을 보여준 영업점 직원을 승진 최단경력을 단축시켜 부점장급으로 발탁했고, 승진이 지체된 일부 고참 직원 중에서도 뛰어난 영업실적을 보여준 경우 특별승진을 실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본점 주요 부서인 개인상품부장, 연수지원팀장 및 직원만족팀장을 영업점에서 우수한 영업실적과 리더십을 보여준 3명의 여성 인력으로 교체하는 등 여성인력에 대한 중용도 잊지 않았다.


◆사업부제 개편 시너지 극대화

윤 행장은 그동안 문제점으로 부각됐던 사업부제를 개편해 사업부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도 했다. 우선 론스타 대주주 시절 약화됐던 IB금융 업무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본부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기존 자본시장본부 소속 투자금융부를 확대한 IB본부를 신설했다.

기업·대기업 및 해외 부문과의 공조를 통한 시너지를 강력히 추진하기 위해 신설된 IB본부는 구조화금융팀, 인수금융팀, 국제금융팀, 인프라금융팀으로 구성된 투자금융부와 부동산금융팀 및 부동산PF지원팀으로 구성된 부동산금융부로 구분된다.

아울러 IB본부에는 외환은행의 대표적인 IB 인력인 이재학 전 자본시장본부장을 이동 배치했고, 자금시장 부문을 담당하는 자금시장본부장으로는 자금시장 및 유가증권 시장에 정통한 이형수 충무로 지점장이 선임됐다.

또 '한지붕 두 가족 체제'를 대폭 수정한 점도 눈에 띈다. 그동안 개인금융, 기업금융 부문장의 경우 호칭만 부문장이었고 같은 지점에서 동일한 지점장급 대우를 받으며 경쟁을 벌여 왔다.

그러나 이번 사업부제 개편을 통해 각 부문장을 지점장 아래 두어 지점장이 부문장에 고과 평가 등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로써 한 지점에서 경쟁이 아닌 영업 효율화 측면의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내부 소통 통해 조직력 강화

윤 행장은 직원과의 소통에 있어서도 적극적이다. 특히 젊은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한다. 지난 6월 'KEB 영 리더(Young Leader)'를 조직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KEB 영 리더'는 전국 영업점 및 본점부서에서 선발된 행원 512명으로 구성된 모임으로, 이중 23명의 임원단이 정례 모임을 갖고 회의결과를 은행장에게 직접 전달한다.

또 윤 행장은 지난달 말 신입행원들과도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신입행원들이 연수교육의 일환으로 실시한 50㎞ 야간행군에 윤 행장이 동참한 것이다. 윤 행장은 오전 4시부터 합류해 약 8㎞를 동행하면서 신입행원들의 사기를 북돋아줬다.

국내 체류 외국인 고객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에 귀화한 현지인 직원을 채용한 것에서도 '인재 투자' 마인드를 엿볼 수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달 귀화 외국인 네 명(네팔, 방글라데시, 태국, 중국동포 출신)을 국내 은행 최초로 상품 개발과 영업 전략 담당 직원으로 채용했다.

외환은행 인사담당자는 "한국 귀화 현지인 채용을 통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동남아 외국인 고객들이 좀 더 쉽고 편하게 은행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은 외국인을 위한 일요일 영업점을 국내 최대인 12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외국인 전용 금융 및 비금융 토탈 지원 시비스인 '오메가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외국인 고객에 대한 특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