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원가만 오른다’… 앞서가는 원자재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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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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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경기는 나아진 게 없는데 김칫국부터 마신 원자재값이 산업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출과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국제유가 등 각종 원자재값은 일찌감치 강세로 돌아섰다. 정작 수요는 변화가 없는데 업체들의 원가 부담만 잔뜩 늘어난 처지다.

가장 부담이 큰 것은 유가다. 국제유가가 110달러를 넘어 연일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 그런데 유가 인상 요인은 실수요와 거리가 있다. 아직 구체적 계획도 나오지 않은 유로존 재정위기 대책을 두고 기대감이 선반영됐다. 또 수요보다는 공급측면에서 시리아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감이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유가가 오르자 가스값도 덩달아 올랐다. 이달 국제 LPG가격이 t당 155~200달러 가량 올라 국내 수입가격도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기에 한국전력은 이달 산업용전기요금을 평균 6% 인상해 각종 원자재값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화학·항공·철강·해운 등 유가 민감업종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화학업계는 유가 인상으로 기초원료인 에틸렌 가격은 지속 강세를 보이지만, 폴리에틸렌(PE) 등 제품가격은 상대적으로 정체돼 고민이다. 특히 최대 수출국인 중국시장에서 고유가로 경쟁력이 생긴 가스 기반 중동산 제품의 공세가 만만찮은 것으로 전해진다.

항공업계는 국내선 운임을 인상한 지 두달도 안돼 유류할증료가 오르게 됐다.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국제석유시장에서 거래되는 항공유의 한달 평균 거래가격으로 정해진다. 최근 유가가 오른 것을 감안하면 내달 유류할증료는 이달보다 평균 25% 오를 것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항공사들은 잇따른 항공료 인상이 고객감소로 이어질까 걱정이다.

철강업계는 이번 산업용전기요금 인상에 불만이 크다. 평균 인상치는 6%지만 300kw 이상 고압전력을 쓰는 철강업계에는 7.5%의 인상률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전기수요가 많은 토요일에 조업을 하면 전기요금을 할인해 주지만, 조업시간을 바꾸기 어려워 실효성이 없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해운업계는 유가 인상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그간 물동량 감소와 운임 폭락 등으로 장기 불황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사들은 최대한 저렴한 지역에서 연료를 급유하고 항로별 경제속도를 적용하는 등 열료비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경제 지표가 아직 뚜렷한 경기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국내서는 수출감소와 내수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여기에 원자재값 부담이 겹쳐 기업들의 유동성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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