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달 열리는 판매금지 소송 심리에서 애플이 승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의 미국에서의 모바일 기기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이번 판결 결과에 따라 갤럭시S3 등 삼성전자의 최신 제품에도 판매금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에 가장 큰 타격은 하드웨어 디자인 특허에 대한 침해를 인정한 부분이다.
특허 침해 결정 내용 중 사진을 넘기다 마지막 장에서 튕겨나오는 바운싱 기술은 대체 기술이 이미 마련돼 있다.
삼성전자는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벌리면 사진이 확대되는 멀티터치 확대 기술, 화면을 두드리면 확대되는 기능 등 사용자환경의 대체 기술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지만 일단 기능을 삭제한 수정 펌웨어를 내놓는다면 판매금지 처분을 우회할 수 있다.
문제는 하드웨어 디자인의 둥근 모서리 특허를 인정한 점이다.
이 같은 디자인이 적용된 스마트폰 제품은 새 제품 디자인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3도 둥근 모서리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어 판매금지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판매금지를 우회하는 새 제품 디자인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판매금지 우회 제품이 나오기까지 공백이 불가피하게 되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SA(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미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380만대로 1억4610만대 규모의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16% 이상을 차지하는 큰 마켓이다.
배심원 평결에서 스마트폰의 둥근 모서리 디자인 특허 침해를 인정한 것은 미국이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라는 개념을 넓게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결정에서 국내 법원은 애플이 제기한 삼성전자의 디자인 특허 침해는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법원은 트레이드 드레스라는 개념을 제한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제품 개발력을 감안할 때 우회 제품을 내놓는다면 입을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견해도 나올 수 있다.
애플은 주력 제품을 소량 내놓는 반면 삼성전자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크기의 스마트폰을 내놓는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우회 디자인을 갖춘 제품을 내놓는 일정을 최소한으로 당기면서 제품 공백을 막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독일에서 지난해 11월 갤럭시탭 10.1에 대한 판매금지 조치가 내려지자 외관 디자인을 바꾼 새 제품인 갤럭시탭 10.1N을 내놓으면서 판매금지 처분을 우회한 적이 있다.
갤럭시탭 10.1N은 좌우측에 금속 테두리를 새로 두르면서 양쪽의 스피커 위치를 위로 올려 디자인 유사성을 피해 갔다.
애플이 독일 법원에 갤럭시탭 10.1N에 대한 판매금지 소송을 냈지만 지난 7월 패소 결정이 났다.
삼성전자가 이번 평결 결과에 대해 "글로벌 무선통신 분야 리더로서 당사의 혁신적인 제품을 미국 소비자들에게 차질없이 공급할 수 있도록 모든 법적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일단 항소하고 결정을 뒤집어 미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기 위한 노력에 주력할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