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수신금리와 여신금리 격차로 인해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올해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6196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조409억원보다 40.5%(4213억원) 감소했다.
수신기반 확대를 위해 개인고객에 적용하는 수신금리는 지나치게 높은 반면 기업고객 추가 유치를 위해 대출금리는 낮게 적용한 탓에 예대금리차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산업은행의 원화예수금 평균 이자율은 3.99%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61%보다 0.38%포인트 높아졌다. 수신금리를 그만큼 높였다는 의미다.
산업은행은 강만수 회장이 취임한 이후 무점포 수신상품인 ‘KDB다이렉트’를 출시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다른 시중은행들이 역마진 의혹을 제기할 만큼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금리가 연 2.5%에 달하는 오프라인 수시입출금 예금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고객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돌려준다는 의미에서 호응을 얻고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수신금리는 대폭 올린 데 반해 여신금리를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원화대출채권 평균 이자율은 5.53%로 전년 동기의 5.71%에 비해 0.18%포인트 낮아졌다.
산업은행은 연 4%대 금리를 적용하는 중소기업 대출을 2조원 규모로 공급키로 하는 등 기업대출과 관련해 연일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중소기업 살리기에 부응하려는 강 회장의 의지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지만 기업고객 신규 유치를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당장 산업은행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6월 말 기준 순이자마진(NIM)은 1.54%로 전년 동기 대비 0.04%포인트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1.64%에서 올해 3월 말 1.92%로 치솟았다. 이후에도 위험가중자산은 꾸준히 늘고 있다.
권창우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팀장은 “산업은행이 고금리 수신으로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2분기 중에만 위험가중자산이 3조8000억원 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15.25%에서 6월 말 14.59%로 떨어졌다.
한 금융권 인사는 “유로존 재정위기 등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은행들도 자본 적정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자금 공급을 늘리더라도 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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