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최근 연 3%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신규 가입 기준 은행예금(저축성수신) 금리가 연 3.43%로 지난 2010년 12월(연 3.32%)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영향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연 4%를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이 2%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기예금의 실질 수익률은 연 1%에 불과하다.
이 같은 초저금리의 영향으로 투자위험이 높은 고금리 상품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투자위험이 비교적 높은 하이일드채권이 대표적인 사례. 올해 상반기 7%대까지 치솟은 하이일드 금리는 현재 5%대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얼라이언스에서 운용하는 'AB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 하이일드채권 펀드에는 4월부터 7월까지 자금 유출이 이어지다 지난달 총 247억3400만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 펀드의 총설정액은 6752억5000만원이다. 펀드 내에 있는 'AB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종류형A'의 연초 이후 투자 수익률은 12.62%, 'AB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종류형C'의 투자 수익률은 12.25%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하이일드채권 펀드의 수익률은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11.07%에 달했다. 이는 해외채권형 펀드 수익률 8.96%와 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 1.93%를 웃도는 수치다. 국내하이일드채권 수익률도 3.45%로 국내채권형 펀드 수익률 4.13%보다는 낮았지만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 2.86%보다는 높았다.
임정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일드채권은 경기 둔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을 감안하면 주식보다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중위험 중수익'의 하이일드채권의 매력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판 예금 인기도 '상한가'다. 신한은행이 지난달 말 출시한 '그린애(愛)너지 정기예금' 특판 상품은 금리가 연 3.7%(1년 만기)였지만 불과 3일 만에 판매 한도의 절반이 넘는 5505억원(1만5552좌)이 팔렸다. 비슷한 시기에 외환은행이 내놓은 '파이팅 포에버(Forever) KEB' 적금은 1차 판매에서 3일 만에 100억원이 완판됐으며, 2차 판매는 하루 만에 동이 났다.
저금리 기조는 장기채권과 RP(환매조건부채권)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증권이 지난 6월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특판RP 500억원어치가 48분 만에 조기 마감됐다.
미국계 대안투자사인 하이랜드캐피털매니지먼트(HCM)의 마크 오가다 최고투자자(CIO)는 "하이일드펀드의 경우 최근 투자가 집중되다보니 리스크 대비 낮은 수익률인 5%대의 상품까지 등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것이 상품 자체의 질이 떨어졌다고 보기 힘들고, 여전히 채권시장은 투자가치가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적으로 채권-주식 등에 투자하는 전통적 투자방식에서 레버리지 론(차입성 대출), 고수익 채권 등 다양한 투자상품에 투자하는 대안 투자가 거스를 수 없는 메가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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