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열릴 ECB 회의에 대해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금리인하와 단기국채 매입 발표 등의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단기국채 매입은 시간을 버는 조치일 뿐, 스페인의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는 아무 도움이 안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스페인 금융기관에서 기업예금뿐 아니라 일반소매예금까지 급격하게 줄면서 ‘코랄리토 리스크(corralito risk)’라는 용어가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코랄리토란 2001년 아르헨티나가 경제위기로 미국 달러화와의 페그제를 폐지하고 페소화 절하를 단행하면서 뱅크런을 막기 위해 실시했던 자산동결조치다. 박 연구원은 “이러한 경험이 사람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예금인출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연말까지 조금 긴 관점에서 보면, 현 상황에서 지나치게 파괴적인 시나리오를 상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23일 S&P는 스페인이 전면구제금융을 신청해도 국가신용등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박 연구원은“오는 12일 EU 집행부는 은행감독기구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예정인데, ECB가 유로존 6천여개의 은행에 대해 광범위한 감독권을 갖는 법안이 잠정 합의됐다”며 “감독기구가 설립되면 예금보장기구 등 방화벽이 갖춰지는 것이라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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