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 부도로 발생한 분양보증 사고사업장 중 환급 대상 사업장 매각률은 92% 달하고 있다.
2010년에는 총 6434가구 규모의 13개 사업장이 팔렸고, 지난해에도 6429가구에 이르는 13개 사업장이 매각 완료됐다. 올해는 8월말 현재까지 3065가구에 이르는 7개 사업장이 새 주인을 찾은 상태다. 현재 매각이 이뤄지지 않은 곳은 4개(1098가구) 사업장이 전부다.
환급사업장이란 건설사가 아파트를 분양하고 짓는 과정에서 부도 처리되거나 공사가 지연되면서 분양 보증기관인 대한주택보증이 계약자에게 분양금을 돌려주고 사업 부지와 시공권을 다른 건설업체에 되파는 것을 말한다.
이들 환급사업장은 공매로 입찰을 진행함에 따라 가격이 최소 10% 이상 낮아 재분양을 하더라도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 분양도 매입 즉시 가능해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다.
특히 최근 지방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면서 환급사업장을 낙찰받은 업체들은 솔솔한 재미를 보고 있다.
동일의 경우 2010년부터 대주건설과 현진의 부도로 사업이 중단된 사업장을 사들여 분양에 성공했다.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 동일스위트 1차와 2차 물량은 전량 소진됐고, 이지건설의 땅이었던 3차만 일부 대형을 중심으로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이 회사는 또 부산진구 부암동 사업장을 매입해 639가구 규모의 ‘서면 동일파크스위트’를 공급, 2개 평형을 제외하고 나머지 평형이 모두 1순위 마감되는 기록을 남겼다.
유성건설이 부산시 사하구 괴정동 사업장을 매입·공급한 ‘괴정동 K스타파크’ 244가구도 1개 평형을 제외하고 순위 내 마감됐다. 사업이 장기간 방치됐던 울산 남구 삼산동 성원상떼빌도 조만간 재분양할 예정이다.
한라건설이 2010년 사들여 공급한 ‘청주 용정 한라비발디’도 분양 성공 사례다. 이 회사는 청주시 용정지구에서 법정관리 중인 신성건설 사업장(1400가구)을 매입해 2010년 재분양했다
삼도주택은 과거 세환주택건설의 부도사업장을 인수해 최근 ‘포항 우현지구삼도뷰엔빌W’ 아파트를 공급, 좋은 분양 성적(청약 경쟁률 평균 4.42대 1)을 거뒀다.
수도권에서도 환급사업장을 낙찰받아 분양에 성공한 단지들이 늘고 있다. 환급사업장을 저렴하게 매입해 낮은 분양가로 재분양한 게 큰 몫을 했다는 평가다. 워낙 싼값에 사업장을 인수하다 보니 분양가 인하 폭이 커 분양에 유리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월 분양한‘기흥역 롯데캐슬 스카이’의 경우 ‘신갈 성원 상떼빌’의 사업권을 인수받은 곳이다. 2007년 분양 당시 3.3㎡당 1500만원 안팎이었던 분양가를 파격적으로 낮춰 1000만원대로 책정한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양이 비슷한 시기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에 분양할 ‘수원 영통 한양수자인 에듀파크’ 아파트도 2007년 현진이 부도와 법정관리 등으로 사업 진행이 중단된 후 공매로 사들인 사업지다. 2007년 최초 분양 당시 3.3㎡당 평균 분양가는 1400만원대였지만 한양은 분양가를 주변 시세 수준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주택보증 관계자는 “환급사업장은 공매로 입찰을 진행하다보니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재분양을 하더라도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며 “최근에는 분양시장이 되살아나자 사고 사업장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어 응찰 업체도 3배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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