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도 '강남스타일'..95조5천억 굴리는 이들만의 주식투자 방식은?

  • "위험자산 선호가 강하고 절세방안에 관심이 높다"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대한 국내외 선풍적인 인기몰이가 진행되며 강남의 문화적·사회적·경제적 상징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주식투자자와 이들을 고객으로 삼고 있는 증권업계에는 이미 '강남스타일'이 고착화된 단계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1751개사의 '주식투자 인구 및 투자자별 주식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주식투자 인구는 528만명으로 총인구의 10.6%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시에 살고 있는 주주 수는 139만명으로 시가총액으로 64.9%인데 서울시에서 강남지역(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의 주주 수는 37만8000명으로 27.1%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0년보다 2만3000명 늘어난 수치다.

강남지역 투자자들의 가장 큰 특징은 익히 알려진 대로 대규모 자산을 소유했다는 점이다. 올해 2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2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및 실물자산을 제외하고 주식·예금·적금·보험 등 예치자산 기준 10억원 이상 부자 수는 지난해 말 총 14만2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금융자산 총액은 318조원이다. 특히 이들 중 48%에 달하는 6만8100명이 서울시에 거주하고 있는데, 강남 3구에만 2만6000여명이 모여 서울 부자의 약 38%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주식으로 굴리는 돈은 상상을 초월한다. 금융업계가 지난 2010년 삼성, KDB대우, 한국투자 등 국내 10대 대형증권사 강남 3구 지점이 보유 중인 주식 및 채권 등 예치자산을 보면 자산규모는 95조5000억여원이다. 이는 그해 서울시 전체 자산 240조8700억여원의 40%에 해당한다. 지난 2006년과 비교하면 강남 3구의 자산규모는 39.4% 급증했다.

지난 2009년부터 증권업계는 강남 고액자산가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강남 지점 확대, 자산관리 지점 개설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이를 '강남대전'이라고 빗대 부르고 있다.

최근 증시 부진으로 증권업계 전반이 불황을 겪고 있어 앞다퉈 증권사들이 인력과 지점을 줄이는 등 규모 축소에 나섰지만 여전히 강남권은 증권사 영업전략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8월 말 제출된 각 증권사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삼성증권은 올해 6월 말 기준 105개 지점을 갖고 있다. 이 중 서울시에는 전체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49곳이 있는데 강남 3구에만 25개 지점이 몰려 있다.

KDB대우증권 역시 108개 지점 중 40개 지점이 서울에 위치했고 강남구에는 PB클래스갤러리아, WM클래스역삼역 지점을 비롯해 10곳, 서초구 5곳, 송파구 4곳 등 29개 지점을 두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113개 지점 중 50개 지점이 서울에 있고 이 중 18곳이 강남 소재 점포다.

특히 증권사 지점 개설 등 외형 확장은 몇 년 전 리테일 사업이 활황기일 때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2009년 10월 KDB대우증권은 지점 인력을 늘리며 강남지역에 6개 점포를 신설, 2조2000억원 규모로 예탁자산을 늘린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10년 초 삼성증권은 PB 100여명을 투입한 결과 예탁자산 1억원 이상 개인고객이 연초 대비 9개월 만에 1만여명 가까이 증가한 바 있다. 당시에는 이들 대형증권사뿐 아니라 KTB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 역시 강남 지점 신설 움직임이 붐을 이뤘다.

최근에는 리테일이 부진하자 증권사들은 고액자산가 '입맛'에 맞는 자산관리 특화 서비스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강남을 포함해 서울지역 투자자들은 비서울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자산인 부동산 투자보다는 위험자산 선호가 강하고 절세방안에 관심이 높은 만큼 관련 서비스를 실시 중인 증권사들이 다수다.

지난 6월 한화투자증권은 '고액자산가 투자성향' 보고서에서 "충청, 전라, 경상도 지역의 고액자산가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회피하는 경향이 높아 원금보장형 등 손실제한적인 상품을 선호한다"며 "반면 서울, 경인 지역 자산가는 상대적으로 절세와 세금 관련 사항이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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