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광역개발 최훈 사무총장 |
(중국 훈춘)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북한 나진선봉지역에 대한 관광상품이 대거 개발된다.
지난 8일 중국 지린(吉林)성 훈춘(琿春)시 인민정부 청사에서 제1회 ‘광역두만개발계획(중국명 大圖門倡議,영문 Great Tumen Initiative, 약자 GTI) 동북아 관광포럼’이 개최됐다.
지린성과 GTI가 공동주관했고 유엔개발계획(UNDP)이 후원한 이번 포럼은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개최될 예정이며 이번 행사는 동북아지역 국제여행상품촉진을 주제로 했다. 특히 북한의 나진선봉을 연계한 여행상품과 여행인프라 확대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광역두만개발계획은 UN산하 UNDP가 발족한 단체로 두만강 유역의 북한·중국·러시아 접경지역의 공동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3개국의 교류와 공동발전이 확대되면 이 지역 물류망이 확충되며 한국·일본·몽골 등지까지 경제적 파급력이 확대된다.
GTI는 1990년대 초에 발족돼 2005년 확대개편됐으며 회원국은 중국·러시아·몽골·한국·북한 등 5개국이었지만 2009년 북한이 탈퇴해 4개국으로 운영되고 있다. 무역투자·교통·관광·에너지·환경 등 크게 5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고 지난해 우리나라 기획재정부 출신인 최훈 사무총장이 취임하면서 관광과 교통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중국 국가여유국, 옌볜(延邊)자지주 서기, 훈춘시 시장 등 중국측 인사들을 비롯해 GTI 회원국인 우리나라·러시아·몽골의 관광 당국자들과 여행사들이 대거 자리를 함께 했다. 북한의 나진시 여유국 임강호 부국장등 북측 인사들과 나진국제여행사 관계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포럼에서는 나진항, 선봉항을 비롯해 비파도, 나진시장, 추진해수욕장 등의 북한 나진선봉 관광지가 소개됐으며, 100여명의 중국·러시아 여행업 종사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훈춘에서 출발해 북한 원정리, 나선시를 돌아보고 훈춘으로 돌아오는 자가용 관광노선, 훈춘과 북한 경원군과 온성군을 잇는 하루관광, 훈춘-나선 2일노선, 3일노선 등의 여행코스도 함께 소개됐다. 특히 북한관광이 러시아와 몽골까지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방안들이 모색됐다.
강원도 박천수 관광정책과장 |
GTI의 최훈 사무총장은 “이 지역의 다국간 관광과 교통망확충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관광단이나 화물이 여러국가를 보다 간편하고 신속하게 통과하는 것이 주요목표”라며 “이를 위한 비자간소화와 서비스표준화를 위한 협의를 진행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원국들이 북한의 GTI 재참여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는데다 북한측이 에너지나 관광협력 분야 등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고, GTI에 북한측 파견직원이 근무해 소통에 지장이 없는 만큼 북한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행사에 참석한 강원도의 박천수 관광정책과장은 “현재 일본-한국-중국-러시아를 잇는 크루즈가 운행중이며 이는 향후 금강산관광에 연계될 수도, 기타 다른 북한 지역의 항구도시에도 관광목적의 기착이 가능할 수도 있다”며 “이 지역이 집중 개발되면 강원도의 항구들이 관광은 물론 해상무역의 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나진선봉 관광은 상당히 활발한 편이다. 지난해 6만명의 외국인이 훈춘을 통해 북한관광을 다녀온 것으로 집계됐다. 조현호 훈춘시 관광국장은 “북한을 찾는 관광객들의 80%가 훈춘을 통해서 국경을 넘고 있으며 이 중에는 러시아·영국·캐나다 등 서양인도 다수 포함돼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호기심이 큰데다 생태보존이 양호하고 풍경이 좋아 북한관광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북한관광은 시설이 다소 미비한 면이 있지만 종합적으로 따지면 러시아 관광보다 경쟁력이 크다”고 덧붙였다.
옌볜자치주 장안순 서기 |
중국측 지도자들도 북한관광에 대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옌벤조선족자치주 장안순(張安順) 서기는 “자치주 인근에는 창바이산(백두산)이 있으며, 러시아와 북한에 접해있다”며 “북한과는 두만강을 끼고 서로 마주보고 있어 이를 연계한 관광자원이 풍부하다”고 소개했다.
진춘산(金春山) 훈춘시장 역시 “올해 4월 산업·해관·통관 등 9개 방면이 개선을 포함한 훈춘 국제합작시범구 설립안이 국무원을 통과했다”며 “북한과 연계된 관광이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린성 여유국장인 장웨이(張煒) 역시 “지난해 중국은 처음으로 중국-러시아-북한 비자면제정책을 시행했으며 ‘중국-러시아-북한 자유여행구’를 조성할 구상을 가지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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