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자본금과 매출 부진 그리고 경영난으로 파산한 영남에어(왼쪽), 코스타항공(오른쪽)(자료사진=) |
아주경제 이덕형 기자=취약한 자본력으로 출발한 국내 저가공사들이 심각한 매출 부진에 따른 경영난을 겪으면서 기업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경영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이 되지 않아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항공사들은 자금력이 탄탄해야 계속기업으로 존속이 가능하다는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통상 저가항공사를 설립할 당시엔 500억~600억 원의 자금이 투입되지만 이후 추가로 500억 원을 쏟아 부어야 적자를 벗어나 흑자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영진,,경영개선 못해 저가항공사들 파산=2008년 전후로 취항을 목표로 했던 코스타항공, 대양항공, 중부항공, 대청항공, 영남에어 등도 자금 부담에 자취를 감췄다.
해당 항공사들의 경우 취약한 자본금도 문제 였지만 경영진들이 경영개선 및 매출과 수익을 내지 못해 끝내 파산하고 말았다.
이처럼 파산한 저가항공사들의 경우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이 문제가 됐다.
특히, 대형 항공사에서 임원을 역임한 경영진들이 회사를 경영하면서 기존의 대형 항공사 경영기법에 맞춰 사업하다 파산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애경그룹의 재정적인 후원과 경영기법이 남달랐던 제주항공의 경우 사정이 전혀 다르다.
애경그룹이 출자한 제주항공은 자본금이 설립 당시 150억 원에 불과했으나 현재 1천100억 원대로 확대됐고 작년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항공사에는 많은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면서 “재력이 든든한 오너가 끊임없이 투자해 기반을 잡고 수익이 개선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가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저가항공사들중 누적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긴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다”며 “3년 연속 흑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상장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자칫 그룹 전체가 흔들릴 위험도 있다.
애경그룹은 제주항공의 자본금을 1천억 원대로 불리는 과정에서 그룹 전체 경영이 위축되기도 했다.
한신평은 “이스타항공 등 관계사에 대한 자금대여와 지급보증으로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케이아이씨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각‘도 쉽지 않네”…재무구조개선 등 추진=사정이 이렇다 보니 매각도 여의치 않다.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에 한때 군침을 흘리던 대명과 애경 등 일부 그룹들은 현재 인수전에 나서지 않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두 차례의 유찰을 거쳐 최근 재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최근 티웨이항공에 대한 인수의향자가 나타나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사 이후 최종 인수제안서를 받아보고 수의계약 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매각 예정가격은 300억~5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보의 한 관계자는“최근 새로운 기업이 인수 의향을 보이며 실사를 하고 있다”며 “이달 안에 윤곽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스타항공에 대해선 이렇다 할 움직임이 드러내지 않고 있다.
오너 측에서 매각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선 곳도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고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의 오너 측에서는 매각 의사 표시를 하지 않고 있다”며 “아직 경영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재무상황이 어려운 만큼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면허를 허가해줄 때 사업계획과 안전 능력 등의 역량을 따져보지만 대주주의 자금력이나 자격은 과잉규제여서 보지 않는다”며 “항공시장은 쉽게 들어왔다 쉽게 나갈 수 있는 곳이 아닌 데다 이미 포화상태여서 추가 허가는 당분간 제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