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차이나 스토리④> "체계적인 유통망 확보로 중국 공략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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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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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김흥재 오리온 중국법인 사장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진출 초기부터 현지화 전략에 충실하고 현금거래를 정착시킨 것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습니다."

김흥재 오리온 중국법인 사장은 '초코파이의 중국 신화'를 만든 주인공이다. 그는 초코파이 외에도 오감자 등 중국 내에 과자 한류열풍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중국인의 취향을 철저히 파악해 각 제품들의 맛과 식감을 현지화시켰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중국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인(仁)이라는 점에 착안, 2008년부터 포장지에 인(仁)자를 삽입했다. 초코파이에 인성을 불어넣자 무뚝뚝한 중국인들의 마음도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는 매출로 이어졌다. 현지화 경영 전략이 들어맞은 셈이다.

이같은 현지화 경영은 중국법인 매출이 한국을 앞지르는 결과를 가져왔다. 식품업계에서 해외진출 법인이 국내보다 매출이 앞선 것은 처음이다.

오리온이 중국에서 항상 순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해외 진출 초기인 1995년, 중국 남부에서 판매된 초코파이가 무더운 날씨로 녹아버린 사고가 발생했다.

중국에서 '하오리여우' 브랜드로 입지를 넓혀가던 상황에서 먹구름이 찾아온 것이다. 김 사장은 고심 끝에 이미 판매된 초코파이 10만개 전량을 수거해 모두 소각했다.

이에 대해 그는 "소비자와 도매상들에 대한 신뢰라는 엄청난 무형자산이 있었기 때문에 금전적인 피혜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포장지의 내열성은 강화됐고, 오히려 이 사고로 중국 성공 신화의 발판이 마련됐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경영 기반을 다진 것이 중국에서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던 셈이다.

중국 현지 제과업체들이 출시한 짝퉁 제품에 대해서는 정공법으로 대응했다. 내용증명을 보내 시정하도록 요구했고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회신이 없으면 소송을 통해서 잘못을 바로잡았다.

무엇보다 지금의 오리온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체계적인 물류와 운송 체계다.

오리온이 택한 물류체계는 경소상(중개판매상)을 통한 간접판매 형식이다. 경소상은 배송과 수금을 담당한다. 재고관리, 진열 등은 본사 영업인력을 직접 투입해 관리하고, 대형 할인매장도 직접 거래한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 전역으로 유통망을 확대했다.

김 사장은 "지금까지는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1~2급 도시 위주로 공략했지만 앞으로는 2000개가 넘는 3급 도시로도 판매망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올해는 3급 도시의 마트아 동네 슈퍼마켓을 뚫는 데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자법인을 설립해 경영권을 확실히 확보한 것도 성공의 계기였다. 독자법인은 과도한 투자와 현지 상황 파악이 늦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오리온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을 수립했다.

김 사장은 "독자법인은 사업 초기에 힘들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볼 때 경영권을 갖고 있어야 경쟁과 규제가 심한 중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에게 "가장 자신있는 제품을 앞세워 최적의 시장을 선정, 그 곳에서 제품이 성공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 성공케이스를 만들어 낸 후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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