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까지 확정된 대선주자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뿐이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일러야 16일에나 후보가 결정된다. 지역순회 경선을 통해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가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 23일 결선투표까지 가야 한다.
제3후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아직 출마선언조차 하지 않았다. 여전히 여야 대진표는 짜지지 않았지만 이번 대선은 새누리당과 민주당, 안 원장 이렇게 3각 레이스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후보와 안 원장이 야권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헌정사상 처음으로 성(性) 대결로 치러진다. 그렇다면 대진표에 들어갈 유력 대선주자들은 누굴까.
◆새누리 박근혜
"박근혜 대선후보는 유능한 DNA를 가졌다."(홍사덕 전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
박 후보는 1970년대 5년여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하면서 국정경험을 갖고 있고, 2004년 탄핵역풍 속에서도 야당을 이끌면서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는 등 위기 때마다 강한 면모를 보였다. 19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과반의석을 차지했다.
'원칙과 신뢰'는 박 후보의 강력한 무기다. 그는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게 정치 신조다. 기본적으로 정치 신뢰를 얻어야 새로운 정치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박 후보는 18대 대선에 나서며 '100% 대한민국'이라는 국민통합 공약을 내걸었다. 경제민주화를 전면에 내걸면서 서민층 보호에 나섰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측과 두루 접촉하고 있다. 특히 동교동계 인사들의 영입도 추진하면서 '영호남 대결' 종식이라는 목표 달성에도 나서고 있다.
용인술도 탁월하다. 자신의 정당에 대한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맡았던 안대희 전 대법관을 정치쇄신특별위원장으로 기용해 당 개혁을 맡겼고, 당내 온건파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김종인 국민행복특별위원장에 대해 변함없는 신임을 보내고 있다.
문제는 박 후보의 국민통합 행보에 대해 국민이 얼마나 진정성을 부여하고 지지할지 여부다.
김능구 이원컴 대표는 "박 후보의 과거형 리더십을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며 "표 확장성을 이루려면 수도권과 20∼40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박 후보는 수도권과 20∼40대에서 약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 문재인
"야권의 핵심 지지층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국민참여경선제를 통해 문 후보가 민주당 최종 후보가 될 것이다."(유창선 정치평론가)
민주당 대선 경선은 문재인 후보의 독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문 후보의 경쟁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점과 겹친다.
그는 수평적 리더십을 지향한다. 국민의 눈으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국민과 동행하며 소통하는 리더십이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대선 슬로건도 이런 맥락이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 내내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노 전 대통령과 국정을 책임졌다. 그는 '대통령의 시각'에서 주도적으로 국정을 이끌었다고 말한다.
문제는 카리스마다. '노무현의 친구' 문 후보의 이미지로는 대선판의 강자들과 맞붙기에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당심과 민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면서 어떻게 제 계파의 지지를 이끌어낼지도 의문이다.
김능구 대표는 "문 후보의 선전은 2002년 이인제 대세론과 비슷하다. 민주당 경선에서는 대세지만 아무도 대세라는 느낌을 못 가진다"며 "박근혜 후보에게 문제제기를 하는 것 이외에 시대 흐름에 앞장서서 하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제3지대 안철수
"안철수 원장은 야권 단일화를 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걸을 것이다. 그는 다자대결에서도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지녔다."(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은 안 원장은 이미 대선 '상수'다.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과 새로운 소통 리더십의 희망이 맞물리면서 '안철수 바람'은 여의도 정가를 강타하고 있다.
안 원장의 강점은 소통과 공공성이라는 시대정신이다. 안 원장의 청춘콘서트는 대중과의 소통과 공감, 통합을 불러오는 새로운 대화의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또 그의 사회환원은 공공성을 중시하는 그의 이미지를 상승시켰다.
그의 생각과 잇단 행보는 등록금, 청년실업, 비정규직, 보육, 주거, 퇴출, 노후 등 각종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2040세대에게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는 게 야권의 대체적 평가다.
문제는 권력의지가 있느냐다. 또 야권 후보단일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다.
최근 그를 만난 민주당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아직 대선 출마와 정치참여를 결정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고, 한 재야 인사는 "그는 듣고 싶어하는 말만 하고 듣기 좋은 말만 한다"고 꼬집었다.
이같이 불안한 리더십과 권력의지를 가진 상황에서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는 그의 정치적 리더십을 가늠할 첫 검증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아무리 새로운 리더십이라고 해도 기존 정치조직과 결합하지 않으면 정치판에서 성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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