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헤지펀드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는 독일의 리더십에 일침을 가했다. 조지 소로스는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를 통해 독일 정부의 디플레이션적인 태도를 지적하며, 독일이 유로존의 위기를 해결하는데 주도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면 유로존을 떠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소로스는 “독일은 유로존의 나머지 국가와 운명과 함께 해야 한다”며 “ 함께 침몰하거나 수영할지 않을거면 유로존을 떠나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소로스는 유로존의 통합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으나 독일의 유로존 위기 관리에 대해서는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독일이 디플레이션 압력을 키우는 긴축정책을 계속 고집한다면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독일이 유로존을 떠나는 것이 나을 수 있다”며 “독일이 탈퇴하면 유로존 문제가 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이 유럽인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겠지만 그보다 독일의 태도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전했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위기국에게 강력한 긴축재정을 요구하는 것은 역내 채권국과 채무국 간 분리를 심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이는 유럽을 두 개로 쪼개고 결국 유로존 붕괴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독일이 성장 촉진정책을 통해 유로존이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독일이 디플레 기조를 버리고 자애로운 패권국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주 국채 매입을 재가동한다는 결정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강력한 움직임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소로스는 유로존 위기에 근본적인 해법이 되지 않지만 위기를 막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ECB 국채 매입)이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올 것이다”며 “유로존 해법에 대한 바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스페인의 국채 수익률을 진정시키겠지만 경제위기 회오리를 멈추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소로스는 스페인이 벼랑 끝에 서기 전까지는 국제적인 지원 요청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로스는 유로존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유럽재정청(EFA)를 창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유로존의 구제기금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를 인수하고 부채축소기금을 설립, 이 기금이 유로존 회원국의 공동 보증으로 채권을 발행해 회원국이 빚을 줄일 수 있다는 계획이다. 또한 유로존이 최소 5%의 명목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제한적인 기간은 인플레이션 상승을 수용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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