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르면 17일 대선출마 관련 입장 표명…'고'냐 '스톱'이냐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입장이 이르면 17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이 11일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출(16일)이 끝나는 대로 대선출마 여부에 대해 밝히기로 했기 때문이다. 제3후보로 독자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민주당 문재인 경선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어 ‘불출마’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안 원장은 이날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 선출이 끝나는 대로 며칠 내 대선출마에 대해 국민께 입장을 밝히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고 유민영 대변인이 전했다.

유 대변인은 “안 원장은 지난 7월 ‘안철수의 생각’ 출간 이후 폭넓게 국민의 의견을 들었다”며 “다양한 분야, 계층, 세대, 지역의 국민을 만나 좋은 의견을 많이 나누었고, 이제 국민과 약속한대로 국민께 보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출마입장 발표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국민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안 원장이 직접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추석 전인 25일께 출마여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던 안 원장의 행보가 빨라진 것은 지지율이 조기에 하향조정되면서 ‘더 이상 출마 시기를 늦춰선 안된다’는 내부 의견이 힘을 얻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안 원장에 대한 각종 검증과 불출마 종용 논란 등이 맞물리면서 조기 출마입장 발표로 가닥을 잡았다는 관측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저점으로 떨어진 뒤 대선 출마 선언을 통해 다시 상승시키겠다는 게 안 원장 캠프의 기본 전략일 수 있다”며 “야권후보 지지율에서 민주당 후보에 밀린 안 원장은 더 이상 출마를 망설일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능구 이원컴 대표는 “안 원장은 단계적으로 대선출마 준비를 해왔다”며 “우선 독자노선을 걸은 뒤 대선일에 임박해 야권 후보단일화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차는 총선 전 나타났던 ‘안철수 현상’, 2차 저서 출간, 3차 대국민 행보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안 원장이 대선 출마 준비를 마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안철수 원장의 불출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 원장이 민주당의 입당하면 기존 정치권을 불신하던 지지자들의 이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기존 정치세력을 끌어안지 않고선 대선 완주는 힘든 게 사실이다.

새누리당 핵심관계자는 “안 원장이 중립을 선언하고 본업으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야권후보를 지지하는 의사를 밝힐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