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즈(FT) 등에 따르면 무디스는 내년 예산안 편성시 의회내 재정적자 감축 협상이 지난해처럼 지지부진할 경우 현재 Aaa 신용등급이 Aa1으로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의 스티븐 헤스 애널리스트는 “올 연말 미국의 정부 적자가 다시 한계에 봉착해 의회에서 이를 늘리는 협상을 조속히 타결해야 한다”며 “재정이 완전히 고갈되기 전에 이미 등급평가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들의 이 같은 경고는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과 이에 따른 재정절벽(fiscal cliff) 문제가 향후 미국 경제 성장률과 견실성을 좌우할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같은 경고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진영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올해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실업률 해소 등 경제문제를 가장 큰 이슈로 삼고 있다. 같은 날 발표된 무역 적자폭 확대와 신용등급 강등 위기는 현직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다.
무디스의 경고가 전해지자 공화당 쪽은 오히려 이를 호재로 삼아 오바마 캠프를 공격하고 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은 “무디스는 그동안 공화당이 강조했던 정부지출 감축에 따른 건전한 재정 구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무디스의 경고가 나왔음에도 “오바마 행정부와 의회가 재정 적자 감축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을 상원(민주장이 다수당)에서 통과시키지 않아 정부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우리는 놓쳤다”고 밝혔다.
S&P처럼 무디스는 실제 미국의 재정 적자 규모보다 의회에서의 벼랑끝 협상 전술 을 더 우려하고 있지만, 의회는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8월 S&P에 의해 사상 최초로 한 단계 강등됐다.
연내까지 재정적자 감축과 정부 부채 한도 증액에 양당이 합의하지 못하면 내년 1월부터 자동으로 국방 예산 등 1조달러가 넘는 정부 지출이 감축된다. 상황을 우려한 수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가뜩이나 회복이 부진한 미국 경제가 재정절벽 충격으로 경기침체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도쿄-미쓰비스은행의 크리스 럽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이어 무디스까지 미국의 등급 강등을 예고하고 있다”며 “미국이 신용 등급이 떨어지는 상황 속에서 재무부 채권을 팔아 무한정 자금을 사용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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