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마저 찬바람… 글로벌 경제 휘청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영국의 대표적인 명품업체인 버버리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휘청거리고 있다. 버버리의 큰 손인 중국인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불경기에도 끄덕없던 명품시장에도 경고등이 커진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12일(현지시간) 버버리의 추락을 인용해 유로존 경제혼란과 중국 경제성장 둔화가 마침내 명품업체도 타격을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11일(현지시간) 버버리의 주가는 21%나 추락했다. 하루기준 사상 최대 하락폭이다. 최근 버버리의 판매성장률이 급격하게 저조해지면서 전문가의 수익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버버리는 지난 8일 이번 회계연도(2012년4월~2013년3월) 세전 이익이 4억700만~4억5500만파운드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미국·유럽·아시아의 오프라인 매장 손님이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소비침체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에서의 판매가 급격하게 하락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저조해지면서 소비도 쇠퇴한 것이다. 립소스에 따르면 중국인 54%가 앞으로 일년간 악세서리·시계·핸드백 등에 대한 소비를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FT는 버버리의 충격은 전반적인 명품시장의 불확실성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그동안 명품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견고한 성장을 보였다. 부유한 중국과 중동 사람들은 루이비통의 500파운드 스카프와 카르티에의 1만파운드 시계를 낚아챘다. 스테이시 카트라이트 버버리 재무책임자는 “버버리만 이런게 아니다”라며 “다른 명품 브랜드도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티파니도 지난달 미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판매가 급격하게 떨어지면 올해 수익 예상치를 하향조정했다. 미국의 코치 랄프로렌 등도 하반기 실적 악화가 예고되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인 시모어피어스의 케이트 칼버트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이미 명품의 하락세를 보고 있다”며 “속력을 살짝 내고 있다”고 말했다.

버버리는 소비진작을 위해 중국의 상류층을 공략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핸드백 라인을 과감하게 잘라냈다. 트렌치코치의 최저가격도 1000파운드로 올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버버리가 문제점을 잘못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여성들은 자그마한 로고 등 축소 디자인을 좋아한다는 설명이다. FT는 버버리가 변덕스러운 패션시장에서 경쟁력이 밀린다고 전했다. 경쟁업체인 에르메스의 경우 중국의 강한 수요로 올해 판매 및 수익률을 올려잡았다. 이탈리아의 페라가모와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수익성장률도 낙관적인 편이다.

민텔의 폴 프렌치 중국시장 애널리스트는 “버버리가 중국에 대해 잘못 이해했다”며 “중국에서 인기있는 브랜드는 화려한 버버리보다 구찌 프라다 에르메스 샤넬 등이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