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화건설에 따르면 한화는 전날(한국시간)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측에서 선수금을 받아 미국의 은행을 거쳐 오는 이날 입금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1830㏊ 규모의 분당급 신도시를 개발하는 공사로, 설계·조달·시공 등을 한 회사가 진행하는 디자인 빌드(Design Build)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사대금은 총 77억5000만달러(약 9조원)로 우리나라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700억달러)의 10%에 이른다. 선수금은 전체 공사대금의 10%인 8억달러 선이다.
주택ㆍ도시건설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에서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 중 최대로 수주 당시부터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사업 착수 전 약속됐던 선수금이 이달 초 지급 기일까지 입금되지 않아 사업이 무산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화는 선수금을 7월 말까지 받기로 했지만 지급 기일이 지나도 입금되지 않았다. 이에 한화는 이슬람의 단식 성월(聖月)인 라마단 기간(7월 21일~8월 18일)과 선수금 지급 기일이 겹쳐 지급이 미뤄진다고 보고, 이라크 측과 협의해 기한을 지난 2일로 한 차례 연장했지만 끝내 입금되지 않았다.
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8월 초 횡령·배임 혐의로 법정구속돼 이라크정부가 한화건설의 사업수행 능력에 의문을 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현지로 간 김현중 부회장 일행이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만나지 못해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달 21일 권도엽 장관 명의로 ‘김 회장 공백에 따른 위험성은 없다’는 취지의 공문을 작성해 이라크에 보낸 바 있다.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은 “한화건설과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100여개 협력업체에 무척 고무적인 소식”이라면서 “이제 본 공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이라크 TF(태스크포스)팀원을 350여명으로 증원한 한화건설은 9월 중 정지작업과 기초공사 등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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