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의 야심차 QE3에도 주택시장 '잠잠'

  • 은행권, 모기지 처리과정 더디고 금리 인하 꺼려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3차 양적완화(QE3)가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회의론이 제기됐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과중 업무로 처리가 느려진데다 은행권들이 성급하게 금리를 내리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모기지 금리는 연준의 기대만큼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연준은 지난주 QE3로 모기지유동화채권(MBS)을 매달 400억달러가량 사들이기로 발표했다. 이를 통해 모기지 금리도 하락시켜 주택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경영난으로 인력을 대폭 감원한 은행들이 늘어난 업무량을 처리하지 못해 모기지 금리의 하락이 늦춰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는 전했다.

연준이 MBS 매입에 나서면서 수익률이 하락해도 당분간 높은 모기지로 주택시장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FT는 당초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장담했던 주택시장 증시의 효과는 당분간 어렵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의 스티븐 아브라함 MBS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발표 후 MBS 수익률이 30bp 이상 하락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그는 “은행들이 스스로 금리를 낮추기를 원했지만 과중한 업무에 모기지 업무를 바로 처리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모기지 신청은 예전에는 한달이면 처리됐으나 지금은 3개월이나 걸린다고 전했다. 미국의 최대모기지업체인 웰스파고와 JP모건은 수천명을 모기지 관련 업무로 재배치하고 있으나 여전히 진행속도가 더딘 상태다. 뱅크오브아메리크(BOA)는 오히려 신규 대출에 나서길 꺼리고 있다.

은행들은 연준만 믿고 무작정 금리를 인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출기관의 한 임원은 “사실 QE3가 고객에게 가져다주는 혜택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은행 업무들이 상당히 밀린 상태”라고 전했다.

국책 모기지업체인 프레디맥이 지난주 발표한 30년만기 고정모기지 금리는 3.55%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이후 5%포인트나 하락했다. 대출 금리가 낮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모기지 금리와 MBS 수익률 스프레이는 더욱 커졌다. 스프레드는 보통 50bp보다 훨씬 커진 150bp를 나타내고 있다. 수익률과 금리가 동반 하락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다만 은행권 수익에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 MBS 가격이 오르면서 상당한 수익을 얻고 있는데다 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웰스파고 주가는 지난주 3.6% 상승했으며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도 8%이상 올랐다. JP모건 주가는 6% 뛰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들은 경기부양책을 통한 이익을 기대하며 빚보증을 서거나 주식 공모에 나서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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