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와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글로벌 경제를 살리기 위해 ECB나 연준의 정책적 결정보다는 정치인들에게 달렸다고 경고했다.
벤 버냉키 의장은 지난 13일 “여러 번 말했듯이 금융상의 대책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우리의 본분을 다하겠지만 다른 분야에서 정책 입안자들이 그들 나름대로 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실업률이 낮아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는 있지만 우리 힘만으로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6일 “(경제 상황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면 유로 지역 정책 입안자들이 이번 결정을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면서 추진해야 하고 유로존 국가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 개혁과 제도 수립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ECB의 국채 무제한 매입과 연준의 3차 양적 완화 같은 대책들은 정치인들이 재정위기를 극복하고 경기를 살릴 대책을 마련하게 할 필요를 덜 느끼게 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미국의 경우 3차 양적 완화로 인해 채권 시장에서 장기 이자율이 내려가고 주가가 오르면서 의회는 단기 재정 상황에 대한 고려를 더 소홀히 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재정 절벽 상황을 면하기 위해 재정 정책을 수정하고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벤 버냉키 의장의 충고에 의회와 대통령 모두 귀를 덜 기울이게 됐다고 WSJ은 지적했다.
유럽에 대해선 ECB가 국채 매입을 원하는 국가들은 먼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나 유로안정화기구(ESM)에 요청해야 한다고 단서를 것 등을 예로 들며 유럽의 지도자들은 위기가 닥칠 때 제일 빨리 대책을 추진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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