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윤선 기자=1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도둑들’에서 중국 도둑 ‘첸’ 역할을 맡아 한국배우 김해숙과 함께 진한 멜로 연기로 한국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홍콩의 국민배우 런다화(任達華·임달화).
그는 좋아하는 한국 감독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김기덕 감독이라고 말한다. 런다화는 “김기덕 감독의 작품을 즐겨보고 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사상이나 인간의 반성을 전해주는 것이어서 좋아한다”고 말한다.
동시에 그는 관객들에게는 다양한 선택의 권리를 있다며 자신이 출연한 '도둑들'과 같은 상업영화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둑들’에서 조연으로 나오는데 이에 대해 런다화는 “조연이어서 결코 아쉽지는 않다”며 “영화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이라고 말했다.
런다화는 1970년대 패션모델 출신으로 홍콩 연예계에 진출했다. 모델시절 단역과 조연을 시작으로 1987년부터 주요 배역을 맡으며 영화계에 점차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주로 홍콩 암흑가 조직 보스와 경찰을 열연, 30여 년 동안 20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으며 매년 5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1990년 우위썬(吳宇森·오우삼) 감독의 첩혈가두(喋血街頭)에서 청부살인업자 역할인 로크 역으로 나와 주목을 받기 시작한 런다화는 이후 액션 영화에 주로 출연을 했지만 코믹, 에로 연기에도 도전하는 등 연기폭을 넓히며 연기자로서 성장을 거듭했다.
홍콩 연예계에서 주성치, 성룡, 유덕화, 장백지와 함께 부동산 5대 재벌로 꼽히기도 한 런다화지만 10살 유년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홀 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집들이 빼곡히 들어찬 빈민가에서 어머니를 도와 플라스틱 꽃을 만들어 팔며 생계를 도왔던 소년 런다화에게 가장 즐거운 시간은 흑백 텔레비전을 시청할 때였다.유년시절 흑백 텔레비전 속에 나오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년의 꿈은 오늘날 그를 홍콩 국민배우라는 자리로 이끌었고 마침내 2010년 홍콩 영화인의 최대 축제인 '금장상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낳았다.
한편 그는 평소에 한국 영화를 즐겨보며 한국 영화와 한국 배우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그는 “상대배우가 김해숙이라는 말에 다짜고짜 한국행을 결심했다”며 “시나리오가 좋았을 뿐 아니라 오래 전부터 최 감독과 김해숙의 팬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2일 2개월 만에 다시 ‘나이트폴’이라는 영화로 한국을 방문했다.‘나이트폴’은 강력계 형사와 살인 용의자의 팽팽한 대결 속 충격 반전을 그린 작품으로 런다화는 집착적으로 사건에 몰두하는 베테랑 형사 역으로 출연한다.
올해 57세인 그는 언제까지 액션영화를 찍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운동을 좋아해 아직까지는 조금 더 할 수 있다”며“극 중 달리는 장면에서 젊은 배우들이 못 따라올 정도로 매일매일 20대의 심장이 뛰고 있다”며 영화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열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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