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9·18' 만주사변 기념일 맞아 반일시위 '정점'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를 둘러싼 중·일 영토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국치일로 여기는 9월 18일 만주사변 기념일을 맞아 중국 각계각층에서 반일시위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중국 현지의 일본 기업들은 중국인 근로자들의 동요와 만일의 사태에 대비, 17~18일 공장 문을 폐쇄하는 조치에 나섰으며, 시위와 네티즌들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시위대에 자제를 주문하고 있지만 각종 반일활동은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인터넷 포털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등에서는 18일에 맞춰 전국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반일시위를 하자는 내용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만주사변이 발발했던 랴오닝(遙寧)성 선양 시내의 집단적 반일 움직임은 어느 지역보다 격렬한 분위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7일 선양시 9·18 역사박물관 관람객이 최근 급증해 하루 평균 1만명을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반일감정 고조를 우려한 선양시는 18일 오전 7~10시 9·18 역사박물관역을 지나는 노선 버스의 정차를 금지했다. 또한 선양시 도심의 9개 로(路·동서)와 18개 가(街·남북)의 차량 운행을 전면중단시키고 방공 경보를 3분간 울릴 계획이다.

지난 8월 댜오위다오 기습 상륙으로 일본 당국에 체포된 바 있는 홍콩 민간단체인 댜오위다오보호행동위원회도 18일 댜오위다오 2차 상륙을 준비 중이다. 이 단체는 카이펑(啓豊)2호를 타고 댜오위다오에 상륙하기 위한 준비가 완료됐다며 18일 출발할 것이라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이 단체는 18일을 맞아 전 세계 일본대사관과 영사관 앞에서 반일시위를 벌이겠다고 이미 공언해놓은 상태다.

이밖에 중국 내 각 온라인쇼핑몰도 17일 단체 성명을 내고 18일 하룻동안 일본산 제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인터넷 화면 노출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베이징 짝퉁시장 슈수이(秀水)시장 건물 앞에는 ‘슈수이시장은 일본제품을 보이콧 한다’ ‘댜오위다오는 중국 땅’이라는 내용의 글자와 함께 댜오위다오, 오성홍기를 넣은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18일 중국 각지에서 반일시위 발생을 우려한 파나소닉, 라이온, 캐논 등 일본계 기업들은 17일부터 중국 내 공장의 잠정휴업을 선포했다. 또한 이날 중국 해커들의 대거 일본 정부 사이트 공격을 우려한 일본 정부는 현재 모든 정부 기관에 중국 해커 공격에 대비해 방어할 것을 당부하는 긴급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중국 내 반일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면서 중국 당국도 주민들의 자제를 촉구하는 데 나서고 있다.

중국 여타 도시의 공안당국도 주민들의 이성적 대응을 촉구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폭력시위대를 검거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공안국은 격렬한 반일시위를 선동하는 글을 인터넷 웨이보에 올린 네티즌을 적발해 경고조치한 후 해당 글을 삭제했다.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 공안당국도 향후 시안 시내에서 그 어떠한 집회·시위·행진 등의 활동을 금하고 문자메시지나 인터넷을 통한 불법모임을 조직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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